“코로나에도 아프리카 돕기 멈출수 없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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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생 1547명 비대면 봉사활동, 화상회의로 마스크 만들기 배워
운동화와 함께 남수단에 보내

비대면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운동화와 마스크가 쌓여있다. 마스크를 완성한 후 희망의 편지를 써서 함께 포장했다. 미래희망기구 제공
비대면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운동화와 마스크가 쌓여있다. 마스크를 완성한 후 희망의 편지를 써서 함께 포장했다. 미래희망기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봉사활동이 어려워지자 온라인을 통해 활동을 계속 이어간 학생들이 있다. 사단법인 ‘미래희망기구’를 통해 온라인 봉사활동에 참여한 전국의 12개 초중고교 학생 1547명이 주인공이다. 미래희망기구는 2014년부터 학생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아프리카 남수단에 운동화를 기부해 왔다. 학생들이 학교 강당에 모여 앉아 신발에 그림을 그린 운동화를 남수단으로 보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등교수업이 이뤄지지 않아 예년과 같은 운동화 기부가 무산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모이기로 한 것. 박채린 양(17·용인외대부고 2학년)은 3회에 걸쳐 자신이 다니는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다. 왜 운동화에 그림을 그려 보내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희망의 메시지를 담는 동시에 운동화의 상품명을 지워 암시장으로 흘러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올해는 운동화 그림 그리기에 더해 마스크도 만들었다. 남수단 어린이들이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학생들은 천 마스크 키트를 각자 집으로 가져가 마스크 만들기 수업을 들으며 필터를 끼우고 귀 끈을 연결해 만든 뒤 등교하는 날 가져왔다. 이 학교에선 1학년 전교생을 포함해 664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학생들이 만든 마스크 5000장과 운동화 7000켤레는 컨테이너에 실려 25일 인천항을 출발한다. 약 두 달 뒤면 남수단 현지 학교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컨테이너는 창문을 뚫어 교실로 쓰일 예정이다. 여인열 군(18·대원외고 3학년)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이렇게 힘을 모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코로나19#비대면 봉사활동#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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