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손’… 골보다 빛난 배려 세리머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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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뉴캐슬전 시즌 18호골… 한시즌 자신 최다 30공격포인트 달성

손흥민이 16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방문경기에서 전반 27분 선제골을 넣은 뒤 최근 총격으로 동생을 잃은 세르주 오리에를 끌어안으며 위로하고 있다(위쪽 사진). 손흥민은 이에 앞서 자신에게 도움을 준 히오바니 로셀소를 어깨에 둘러메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로셀소는 시즌 첫 도움이었다. 뉴캐슬=AP 뉴시스
손흥민이 16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방문경기에서 전반 27분 선제골을 넣은 뒤 최근 총격으로 동생을 잃은 세르주 오리에를 끌어안으며 위로하고 있다(위쪽 사진). 손흥민은 이에 앞서 자신에게 도움을 준 히오바니 로셀소를 어깨에 둘러메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로셀소는 시즌 첫 도움이었다. 뉴캐슬=AP 뉴시스
전반 27분 상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히오바니 로셀소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했다. 왼발로 공을 잡아 오른발로 옮긴 손흥민(28·토트넘)은 잠시 공을 멈췄다가 오른발로 찼다. 왼발과 오른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손흥민을 막기 위해 상대 수비 2명이 달라붙었지만 소용없었다. 공은 디앤드리 예들린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기록 제조기’ 손흥민이 16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리그 11호이자 시즌 18호 골(정규리그 11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5골, FA컵 2골).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이번 시즌 18골, 12도움(정규리그 10개, UCL 2개)을 기록하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30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종전 기록은 2017∼2018시즌부터 2년 연속 기록했던 ‘29’였다.

EPL만 따져도 21공격포인트(11골 10도움)로 2016∼2017시즌의 20공격포인트(14골 6도움)를 넘는 최다 기록이다. 손흥민은 앞서 13일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EPL 처음으로 단일 시즌 정규리그 ‘10-10클럽’(10골 10도움)에 가입했다.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운 순간, 손흥민은 동료부터 챙겼다. 옆에 있던 벤 데이비스를 끌어안았고, 해리 케인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도움을 기록한 로셀소가 다가오자 그를 안아 어깨로 들어올렸다. 그러고는 세르주 오리에를 향해 달려간 뒤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렸다. 13일 프랑스 툴루즈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오리에의 동생을 위한 추모의 몸짓이었다. 손흥민은 세리머니 후 오리에를 힘껏 안았고, 오리에는 손흥민의 허리를 감쌌다. 이날 토트넘 선수들은 왼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오리에의 동생을 추모했다.

손흥민은 골을 많이 넣는 만큼 세리머니도 다양하다. 동료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세리머니에 배어 나온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7일 세르비아에서 열린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와의 2019∼2020시즌 UCL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팀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갖고 있던 한국인 유럽 통산 최다 골(121골)을 넘어 123골까지 기록했다. 당시 손흥민은 첫 번째 골을 터뜨린 뒤 기도 세리머니를 했다. 사흘 전 EPL에서 자신의 백태클로 넘어져 발목이 골절된 안드레 고메스(에버턴)의 쾌유를 빈 것이었다. 골을 넣었다고 기뻐하기보다는 다친 선수를 걱정하는 행동에 축구팬들은 찬사를 보냈다.

한편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과 케인의 EPL 통산 200호, 201호 멀티골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승점 55점(15승 10무 11패)으로 7위가 된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출전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손흥민은 “우리는 남은 2경기에서 승점 6(2승)을 생각하고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손흥민#축구#세리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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