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에어컨도 없는 차를 탄 이유[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3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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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네 번째 주제는 모터스포츠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 도전입니다. 제목으로 달아놓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이야기가 바로 모터스포츠와 관련된 일화입니다. 차분하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0 WRC에 참가한 현대모터스포츠팀 i20 Coupe WRC의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2020 WRC에 참가한 현대모터스포츠팀 i20 Coupe WRC의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휴일차담 세 번째 편, 독일차 그리고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의 변신에 대한 글에도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독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랫동안 쌓은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독일차 브랜드들에 대한 비판적인 독자 의견이 적지 않았는데요. 브랜드와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어려움과 그것을 스스로 무너뜨렸을 때의 결과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런 의견들을 잘 참고하면서 앞으로의 글들을 또 준비해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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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지도 않을 차에 각별한 관심 보인 정의선 부회장

현대자동차는 누가 뭐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메이커인데요. 독자 여러분들은 이 회사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세계무대로 올려놓은 기업. 가성비 좋은 차를 만들고 있는 자동차 회사. 공간감과 편의사양이 뛰어난 국산차를 사려고 할 때 찾는 브랜드. 등등. 아주 다양한 평가가 있을 듯합니다. 물론, 이 보다 더 부정적인 평가도 많이 있겠지요.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제공

다양한 평가가 있을 듯합니다만, 아무튼. 이런 다양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주행 성능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보여주는 회사라는 류의 평가는 상당히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 ‘N’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아직은 주행 성능이라는 자동차의 기본 능력에서 세계 유수의 브랜드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입니다.

수년 전,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의 총본산인 남양연구소에서 탔다는 에어컨 없는 차는 사실 경주용 차입니다. 현대차가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직접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던 단계에서 만든 차였다고 합니다. 속도를 내는 일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경주용 차에는 당연히 에어컨이 없습니다.

수 만대, 수 십 만대 씩 팔릴 주요 신차를 미리 살펴보는 자리. 시판될 차도 아니고, 내놓을까 말까하다가 뒤쪽에 살짝 놓아둔 차였는데 정 부회장이 올라타더니 셔츠를 땀으로 흠뻑 적실만큼 직접 주행해 봤다고 하는데요.

몬테카를로 랠리에서의 현대모터스포츠팀 서비스파크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몬테카를로 랠리에서의 현대모터스포츠팀 서비스파크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그 때는 수석부회장으로 그룹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진 않았겠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그룹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었겠지요. 그런 정 부회장이 고위 임직원 모두가 참석한 자리에서 온 몸을 땀으로 적시면서, 시판되지도 않을 차를 직접 몰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이유가 바로 현대차의 기본기 그리고 브랜드 자체에 대한 국내·외의 평가를 어떻게 하면 끌어올릴 수 있느냐하는 점에 대한 고민에서 찾고 싶습니다. 모터스포츠를 통해서 현대차가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 지난해 WRC 첫 우승 차지한 현대차

2014년 WRC에 재도전한 현대차는 6년 만인 지난해 마침내 제조사 부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모터스포츠 팬이라면 상당히 관심 있게 이 소식에 주목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그게 무슨 의미야?’하고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일 텐데요. 사실 자동차 잘 모르는 기자인 저도 WRC에 대해 들었을 때 ‘무슨 대회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지난해 WRC에서 한국팀 사상 최초로 제조사 부문 우승을 차지한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 현대자동차 제공
지난해 WRC에서 한국팀 사상 최초로 제조사 부문 우승을 차지한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 현대자동차 제공

WRC는 모터스포츠를 잘 모르는 분들도 알 법한 포뮬러원(F1)과 함께 양대 자동차 경주대회로 꼽히는데요. 여러 측면에서 특징이 상반됩니다. F1은 일반차와는 전혀 다른 외관을 가진, 단지 경기만을 위해서만 만들어진 차를 씁니다. WRC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만든 차로 대회를 치릅니다. 물론 차 속은 양산차와는 완전히 다릅니다만…

F1은 예선 성적을 기준으로 자리를 잡고 동시에 출발해 정해진 숫자만큼 트랙을 돌지만 WRC는 순차적으로 출발해서 구간 통과 시간을 측정합니다. 트랙을 달리는 F1과 달리 WRC는 도로와 산길, 진흙탕길, 눈길 등의 험로를 달린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올해 멕시코에서 치러진 2020 WRC 3차전에서 주행중인 i20 Coupe WRC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올해 멕시코에서 치러진 2020 WRC 3차전에서 주행중인 i20 Coupe WRC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전용 경주장이 아닌 일반적인 길을 달리는 것이 랠리 대회인데 WRC는 그 최고봉으로 꼽힙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정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WRC는 몬테카를로를 시작으로 세계 각지를 돌면서 금·토·일 사흘에 걸친 레이스를 펼칩니다.

한 번의 레이스는 800~1000km 정도를 주행하게 되는데 실제로 기록을 측정하는 구간은 300~400km가량이고 연간 13, 14번의 대회를 누적, 합산해서 제조사 부문과 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가려내게 됩니다.

● “너희도 이제 한가락 하는구나?”

이 우승 소식 뒤에 저는 이 대회 준비와 출전에 수년 동안 정열을 쏟았던 현대차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 분들에게 들은 얘기 중에 기억나는 것들 몇 가지로 우승의 의미를 되짚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현대차도 이제 한가락 하는구나, 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독일은 물론이고 일본의 완성차 브랜드들은 모두 오래 전에 WRC 우승을 거쳐 갔습니다. WRC는 매우 가혹한 조건에서 치열한 레이스를 벌이고 한, 두 번이 아니라 1년 동안 쌓은 성적으로 우승팀이 가려지는 대회입니다.

몬테카를로 랠리에서의 현대모터스포츠팀 서비스파크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몬테카를로 랠리에서의 현대모터스포츠팀 서비스파크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고장과 충격에 따른 부품 파손으로 경기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이 대회는 차 자체의 성능에서 최고 수준의 선을 넘어서지 못하면 우승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우승을 통해 현대차가 “우리도 이제 새로운 리그에 접어들었다”고 한번 외쳐본 것 아니겠느냐는 평가입니다.

단순히 대회 한번 우승했다고 크게 달라질 것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사실 저에게도 있었는데요. 장기간 대회를 준비했던 분들의 얘기는 이렇습니다. 극한 상황에서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차량의 설계를 직접 연구해 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계기라는 것인데요.

WRC 차량은 대회를 치르고 나면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완전하게 폐기됩니다. 양산차는 다른 회사의 차를 사와서 뜯어보고 따라해 볼 수라도 있지만 WRC 차량은 그럴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직접 차를 개발해서 WRC에 도전하기로 하면서 현대차의 연구원들은 ‘맨땅에서 헤딩’하듯이 연구를 해야 했다고 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힌트가 될 정보를 구하기 위해 구글을 뒤지고 계속 직접 테스트 해보면서 WRC 차에 적합한 스펙을 찾아내야 했다는 것이지요. 무게를 줄이려고 이 부분을 건드렸더니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부분에서 크랙이 발생하더라, 와 같은 경험을 끊임없이 쌓아 가는 과정인 셈입니다.

WRC 대회 중에는 각 레이스를 치를 때마다 껍데기만 남기고 차를 다 뜯어서 페인트까지 벗겨내고 크랙을 살펴보고 부품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이런 과정들 전체가 ‘극한 성능’에는 어떤 요소가 필요한 지를 현대차그룹 전체가 익히는 과정일 수 있는 것입니다.

왼쪽부터 i20 Coupe WRC, i30 N TCR, i20 R5. 현대자동차 제공
왼쪽부터 i20 Coupe WRC, i30 N TCR, i20 R5. 현대자동차 제공

물론, 이런 고사양이 양산차에 그대로 적용될 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뭘 알아야 어떤 차량에는 어디까지만 적용하면 된다는 판단도 할 수 있겠지요. 최고 시속이 150km로 제한된 차를 똑같이 만들더라도 시속 300km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와 그러지 못한 회사의 차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 오래 걸릴 일, 질책 대신 격려만

2012년말에 유럽에 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하고 2013년 한해를 꼬박 준비해서 2014년에 출전. 사실 말이 쉽지 1년 동안 WRC 출전용 차량을 만드는 일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었다고 하니 WRC 재도전 역시 이른바 ‘현대속도’로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할 듯한데요.

독일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워크숍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독일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워크숍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승패와 순위라는 결과가 분명한 대회를 준비하면서 시간까지 쫓기는 이런 상황은 참 쉽지 않았지만 최고경영진의 뒷받침만큼은 확실했기에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사실 언제 무슨 기사를 쓸지 모르는 기자에서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최고경영자에 대한 나쁜 얘기를 해줄 사람은 없습니다. 얘기 자체를 듣기도 힘들거니와 조금씩 듣더라도 늘 긍정적인 측면의 얘기만 듣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터스포츠와 관련한 정의선 부회장의 얘기는 사실 좀 진심이 느껴지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4년 첫 출전에서는 모든 출전 차가 완주를 못했는데 이 때를 포함한 모든 상황에서 ‘질책’은 없었다고 합니다. 오래 걸릴 일이고 또 어려운 일이니 늘 격려하고 배려해 줬다는 것인데요. 지난해 첫 우승 뒤에도 팀이 힘들게 국내에 들어와서 세레머니를 하는 것보다는 편안하게 쉬고 2020년 대회를 준비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사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현대차 같은 큰 회사는 다양한 조직이 각자의 의견을 내고 이 의견을 통합하면서 운영됩니다. 재무를 관리하는 파트에서 모터스포츠를 바라보면 어떨까요? 100년이 지나도 돈을 벌어올 수 없는 곳에서 밑빠진 독에 물 붓듯이 돈만 쓴다는 시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차 설계하고 제조하고 판매하는 부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한 대라도 더 팔려고 무진장 애를 쓰는데 무슨 ‘모터스포츠’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선 부회장의 확실한 의지가 없었다면 현대차의 WRC 재도전과 우승은 쉽지 않았을 듯 합니다.

정 부회장은 유럽에서 직접 WRC 차량의 운전대를 잡아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WRC는 정해진 트랙을 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랠리드라이버) 혼자서 길을 외워서 주행할 수가 없습니다. ‘코드라이버’가 동승해 이번 코너는 얼마나 꺾인다는 식으로 길잡이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제대로 달릴 수가 없는 꽤 위험한 주행입니다. 프로 선수가 옆좌석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줬겠지만 주변에서는 위험하지 않나 걱정도 했을 듯 한데요. 사실 정 부회장의 운전 실력은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0 WRC에 참가한 현대모터스포츠팀 i20 Coupe WRC의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2020 WRC에 참가한 현대모터스포츠팀 i20 Coupe WRC의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포드 v 페라리’도 헨리 포드 2세와 엔초 페라리의 자존심 대결을 보여주면서 모터스포츠는 최고경영진의 의지 없이는 성공을 거두기 힘든 영역이라는 점을 알려준 바 있습니다.

● 모터스포츠 팀, 성공한 투자가 될 수 있을까

우승을 했지만…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

현대차가 WRC 제조사 부문 우승 1회의 기록을 남겼지만 세상이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요한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신나게 팔아야 하는 ‘신차 싸이클’을 맞이한 현대차는 더 애가 탈 수 밖에 없는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차를 팔고 수익을 내야 하는 한 해가 또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금 달라진 점은 있습니다. 모터스포츠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에서 ‘벨로스터 N DCT’ 모델을 내놓는 등 주행성능이라는 측면에서 진화한 차를 선보이려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형 세단인 쏘나타도 N 라인의 차량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터스포츠를 통해서 축적한 기술이 이런 차들에 적용되고 있겠지요.

독일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워크숍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독일 알체나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 워크숍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이런 노력을 통해 현대차는 더 탄탄한 차를 만들고 또 그런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모터스포츠의 성공 자체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이고 그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을 효율적으로 차량에 적용하고 무엇보다도 그런 변화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널리 인정받아야 합니다.

WRC 우승은 몇 년 간의 도전으로 일궈낼 수 있었지만 현대차가 브랜드의 위치를 바꾸는 일은 이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일요일 자동차 경주에서 승리하면 월요일에 차가 팔린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하지만 이제 모두 과거의 얘기일 뿐입니다.

그래도 WRC 재도전을 통해 현대차가 보여준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어렵더라도 그 길을 갈 것이고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는 정공법을 통해 브랜드의 위상을 높여 보겠다는 것입니다. 모터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데는 매년 적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모터스포츠 팀 운영을 결과적으로 성공한 투자로 만들어 낼 수 있느냐하는 문제는, 세계 곳곳에서 브랜드 파워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있는 현대차에게, 보기보다 중요한 과제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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