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긴급재난금 지급 기준 ‘깜깜이’, 형평성 논란 불러온다

동아일보 입력 2020-04-01 00:00수정 2020-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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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이 전체 가구의 70%에 최대 100만 원씩 지급하기로 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기준은 중위소득의 150% 이하인 가구에 대해 상품권이나 전자화폐 형태로 4월 총선 이후 지급하겠다는 것이 전부다.

코로나19로 인해 생계가 급속도로 어려워지고 있어 이왕 지급할 것이라면 신속히 지급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정부 발표를 보면 과연 누가 지급 대상에 포함되고 제외되는지 알 수가 없다. 소득 기준에 부동산 금융자산 등도 포함시키겠다고 하는데 어떤 재산이 어떤 비율로 계산이 되는지 밝히지 않아 본인이 수혜 대상인지 아닌지 몰라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 내부에서조차 혼선을 빚어 발표 당일 구체적인 기준을 묻는 질문에 청와대는 “기재부가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는데 기재부는 “보건복지부가 구체적인 기준을 정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러니 총선용 졸속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 이상할 게 없다. 특히 소득 산정 시점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게 뻔하다. 올해가 아닌 지난해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득을 산정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작년까지는 괜찮았다가 코로나19로 수입이 크게 줄어든 자영업자나 실직자는 지원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만든 기본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전체 국민 70%를 대상으로 한 대형 구호대책이다. 지급 규모와 시기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형평성이다.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도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국가가 빚을 내서 마련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오히려 일부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형평성 논란에 불을 지펴 소모적인 갈등으로 번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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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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