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납치·살해’ 조규석 “주가조작과 무자본 M&A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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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25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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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PJ파의 부두목 조규석(61)이 25일 오전 11시35분께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사무실로 조사받으러 들어가는 모습 © 뉴스1
국제PJ파의 부두목 조규석(61)이 25일 오전 11시35분께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사무실로 조사받으러 들어가는 모습 © 뉴스1
25일 체포된 국제PJ파의 부두목 조규석(61)이 ‘왜 사업가를 납치해 살해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주가조작과 무자본 M&A의 폐해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고 밝혔다.

전후 맥락을 알 수 없는 발언이라 난해해 보이지만 한마디로 ‘돈 때문에 벌인 범행’으로 해석된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충남 아산의 오피스텔에 혼자 은신해 있던 조규석을 검거해 오전 11시35분께 의정부시 금오동 지방청으로 압송했다.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인 조규석은 지방청 도착 직후 ‘혐의를 인정하느냐, 납치와 살해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주가조작과 무자본 M&A의 폐해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라고 준비된 듯한 대답을 한 뒤 광역수사대 사무실로 들어갔다.

조규석의 ‘주가조작과 무자본 M&A의 폐해’ 발언 배경에는 이번 사건의 실체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금융권과 사정기관 등에 따르면 조규석과 하수인들에게 폭행 당해 목숨을 잃은 사업가 A씨(57)는 2018년 부산지역 모 업체의 수백억원대 기업인수합병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 이후 해당업체는 상장폐지됐다. 때문에 소액주주 등 투자자들의 피해자 속출했고, 이들은 A씨 등을 서울중앙지검과 남부지검 등 검찰에 다수 고소·고발했었다.

이른바 전국구 해결사로 통하는 조규석은 이 인수합병 건에 개입해 자신의 몫으로 A씨에게 수억원대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조규석이 잠적한 뒤 경찰과 검찰은 A씨가 관여한 기업인수합병 이후 조규석과 금전문제가 있었는지, 범행동기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규석은 과거 국제PJ파 행동대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2006년 광주지역 모 건설사 사주 납치, 2013년 상대조폭 행동대장 납치, 2007년 속칭 ‘이용호 게이트’ 장본인 이용호 전 G&G그룹 회장 피습 등에 연루돼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A씨는 지난달 19일 광주광역시에서 조씨를 만나 저녁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 뒤 실종됐으며 이틀 뒤인 21일 오후 10시30분께 양주시청 인근 주차장 차량 내부 뒷좌석에서 온몸에 상처를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지난해 12월12일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조씨를 도와 강도살인, 상해치사, 납치·감금, 시신유기 등의 혐의로 구소기소된 김모씨(65)에게 징역 12년, 홍모씨(6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김씨에게 청구한 20년의 전자장치부착명령은 기각했다.

‘강도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이 강도살인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예비적 공소사실로 명시한 ‘상해치사’ 혐의와 함께 ‘납치·감금’, ‘시신유기’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의정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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