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8만명 영종도엔 종합병원 하나도 없다

박희제 기자 입력 2019-02-19 03:00수정 2019-02-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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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김진용 청장을 포함한 간부진과 인천경제자유구역 3개 지역 시민연합단체 ‘IFEZ시민총연합회’ 대표들이 제3연륙교 조기 개통 등 지역 현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시민총연합회 제공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에 사는 주부 유모 씨(52)는 의사가 처방한 스테로이드제 주사기를 갖고 다닌다. 지난해 10월과 이달 초 두 차례나 집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입술이 붓고 기도가 막혀 119 구급차를 불렀다. 그러나 영종도에는 응급센터를 갖춘 병원이 없어 차로 30∼40분 거리인 인천 도심 종합병원까지 가야 했다. 골든타임을 맞춰 가까스로 치료를 받았다. 유 씨는 “정확히 어떤 음식인지 모르지만 먹고 나서 잤는데 새벽에 갑자기 숨이 멎을 듯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다”며 “집 가까이에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 없어 죽음의 공포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는 10년째 인구가 꾸준히 늘어 8만 명 가까이 살고 있다. 그럼에도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 하나 없는 의료취약지역이다. 지난해 말 호텔에서 흉기에 찔린 중국동포가 응급처치를 제때 받지 못해 숨지는 등 응급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쳐 인명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다.

주민들은 “영종도 소방서에 신고되는 응급환자만 연간 4000건 정도인데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바다를 건너 대형 종합병원으로 가야 한다니 말이 되느냐”며 종합병원 설립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구는 주민들과 최근 종합병원 유치 민관 합동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중구 관계자는 “응급센터 운영비 보조 등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영종도를 의료취약지구로 지정해 응급센터를 운영해 달라고도 요청하고 있다. 강원 홍천, 충남 보령, 전북 정읍같이 인구 3만∼7만 명인 지방 중소도시는 의료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응급센터 운영비, 치료 장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영종도와 인근 옹진군 북도면도 동일 생활권인 만큼 의료취약지역으로 지정받아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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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설립뿐만이 아니다. 영종도의 정주(定住) 여건 개선을 위한 현안은 쌓여 있다.

공항철도를 비롯한 교통체계가 대표적이다. 한 정거장 사이인데도 수도권 통합환승요금제 구간에 속하지 않아 구간요금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이다. 서울역에서 청라국제도시역(수도권 통합환승제 구간)까지 요금은 1850원인데 바다를 지나는 영종대교 건너 영종도(독립요금제 구간)로 진입하면 km당 요금이 뛰어 900원을 더 내야 한다.

철도와 버스의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아 대중교통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 국토교통부와 인천시는 인천공항 구간을 제외하고 아파트 밀집지역인 영종역, 운서역까지 통합환승요금 구간으로 전환하도록 기획재정부에 손실부담금 국고 지원을 요청했다. 안상수 의원(인천 중-동-강화-옹진)은 “정부와 인천시의 협의를 통해 내년부터 영종도에서도 환승 할인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실시설계가 진행 중인 영종도∼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길이 4.66km)의 조기 개통도 바라고 있다. 제3연륙교는 제1, 2연륙교 손실보전금을 둘러싸고 10년 넘게 논란을 거듭한 끝에 2025년 개통이 결정됐다. 그러나 공사 기간이 불합리할 정도로 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3연륙교보다 길이가 4배 이상인 인천대교의 공사 기간은 56개월이었다. 그런데 제3연륙교 공사 기간이 이보다 긴 60개월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최근 “내년 제3연륙교를 착공해 순조롭게 공사를 진행하면 공기를 3개월 정도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영종도#ifez시민총연합회#제3연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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