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투명-글로벌-기술’ 경영… 기업, 더 높은 곳 향해 다시 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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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사회와의 공생에 주력
주주 권한 강화하고 신뢰 회복
초격차 기술로 신흥국 시장개척

‘상생경영’, ‘투명경영’, ‘글로벌 경영’, ‘기술경영’.

최근 글로벌 무역분쟁과 그에 따른 각종 경제지표 하락 등 위기 속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위기 극복 공식으로 삼고 있는 키워드다.

개별 기업 간 경쟁에서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협력사로 연결된 네트워크 간의 경쟁으로 경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협력사 및 회사를 둘러싼 사회와의 공생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주주의 권한을 강화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투명경영을 자발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발전이 곧 삼성전자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철학 아래 상호 성장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성장의 온기가 전 협력사에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1차 협력사의 지원 내용을 2차 협력사로 전파해 ‘따뜻한 성장’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국내 최초로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가 하면 2011년부터는 대금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변경하는 등 대금지급 조건을 개선했다. 특히 2015년에는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2차 협력사까지 대금이 원활히 지급될 수 있도록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 중인 ‘상생결제시스템’을 적극 도입했다. ‘상생결제시스템’은 삼성전자가 1차 협력사에, 그리고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게 ‘상생결제 연계 시스템’을 활용해 대금을 지급하면, 2차 협력사는 삼성전자의 신용도를 적용받아 저리로 조기에 납품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대·기아차는 기업 경영의 비합리적 요소와 관행을 윤리적 관점에서 바로잡고 재정립해 경쟁력을 강화하며 모든 이해관계자들에 대해 신뢰를 주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2001년부터 윤리헌장을 제정해 전 사업장 전 직원이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은 주주의 권익 보호를 투명경영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9년에는 ‘사회책임헌장’을 새롭게 제정하고 미래사회에 대한 그룹의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을 약속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회책임헌장은 신뢰경영, 환경경영, 사회공헌을 아우르는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미래상을 공유하고 사회책임분야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기적인 경제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주주의 권리와 이익을 증진하겠다는 다짐과 자동차 전문그룹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글로벌 환경법규 등 사회적 가치 준수와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이 같은 고객과 사회를 위하는 가치를 최우선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11년 연속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에 선정됐다는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올해 ‘DJSI 월드’로 선정된 국내 기업 중에서 11년 연속 기록을 달성한 곳은 SK텔레콤이 유일하다.

‘DJSI’는 세계 최대 금융정보사인 ‘S&P 다우존스’와 스위스 투자평가사인 ‘로베코샘(RobecoSAM)’이 공동 개발한 지수로, 글로벌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2500여 개 회사를 대상으로 재무 성과와 사회 책임, 환경 경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SK텔레콤은 ‘고객가치 혁신 프로그램’ 및 ‘ICT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가치 창출’, 개인 정보 보호,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은 2008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최고 책임기구로 ‘기업시민위원회’를 이사회 산하에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투자자 및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자사의 지속가능 경영활동 성과와 미래 전망을 담은 ‘통합 연차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외에도 SK텔레콤은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글로벌컴팩트(UNGC)의 우수 회원사인 ‘UNGC LEAD’ 기업으로 2011년부터 국내 최초로 참여하고, 국내기업 중 유일하게 국제통합보고위원회(IIRC·International Integrated Reporting Council) 회원사에 포함되는 등 글로벌 최고 수준의 책임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고군분투 중이다.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전에 없던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신흥 국가 위주로 개척해나가고 있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올해 2월 베트남과 인도 총리를 만난 데 이어 8월 중국 저장성 성장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고객들과 직접 소통을 위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섬유 전시회 ‘인터텍스타일 상하이 2018’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매년 5% 이상 성장하고 있는 연 300조 원 규모의 중국 의류시장 공략을 강화해 글로벌 1위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조 회장은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장에서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글로벌 1위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품질혁신 등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GS그룹 허창수 회장 역시 “지금 당장 익숙하지 않은 사업 분야일지라도 부단히 연구하고 부딪쳐서 사업화를 위한 토대를 쌓자”고 당부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지속돼야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적 요구에도 부응할 수 있다는 강조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신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올레핀 사업에도 진출한다. GS칼텍스는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2021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 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다.

GS칼텍스는 기존에 축적된 기술 및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케미칼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GS칼텍스는 바이오케미칼 분야에서 바이오매스 원료 확보부터 생산기술 개발, 수요처 개발 등 상용화 기술 개발 및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올해 주요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제이슈 등 경영환경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혁신적인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어떠한 환경변화 속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독자적인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도 글로벌 서비스 3인방 ‘밴드’, ‘브이라이브’, ‘웍스모바일’ 통해 글로벌 성공 신화를 이어간다는 목표다. 각각의 서비스는 기존의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성공하지 못했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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