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농사도 창의력이 필요해요” 앞다퉈 농촌으로 향하는 청년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농림축산식품부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취업 경쟁으로 지친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농촌이 청년 일자리 창출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귀농·귀촌인구가 지난해 51만6817명에 이르렀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인 젊은 세대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새롭게 도입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제’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40세 미만·영농 경력 만 3년 이하 농민에게 월 최대 100만 원씩 최장 3년 동안 지원하는 정책으로 1200명 모집에 3326명이 신청하며 성황을 이뤘다.

이렇듯 청년들이 앞다퉈 농촌으로 향하게 된 것은 농사가 더 이상 ‘몸’이 아닌 ‘창의력’으로 승부를 거는 ‘농촌융복합산업’의 현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농촌이 단지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이라는 국한된 개념을 넘어 다양한 가공·생산품을 만들어 내고, 나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농촌의 생태적 가치와 힐링 명소로서의 체험·서비스를 선보이는 농촌융복합산업의 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농촌융복합산업은 농촌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자원을 활용해 제조·가공의 2차 산업과 체험·관광·서비스 등 3차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와 지역 일자리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빠른 고령화와 농산물 수입 확대 등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농업인의 소득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새로운 농촌의 모습을 만들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하 기관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농촌융복합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육성 사업에 나서고 있다. 개별 경영체 단위의 지원은 물론이고 지역별로 농촌융복합산업화 지구를 조성해 농가 간 동반 성장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 지역에 지원센터를 새로 신설함으로써 전국 11개 지역에 지원센터를 구축, 농가의 농촌융복합산업 신규 진입과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현재 국내에는 1433개 업체가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을 받았다.

특히 젊은 청년농의 성장이 거세다. 갓 대학을 졸업한 후 창농을 결심했던 충남 청양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미녀와김치’의 윤지영 대표(30·여)는 고추농사를 짓던 부모에게 농사를 배우고,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마을 주민들과 기업을 꾸리겠다는 계획을 세워 준비한 끝에 ‘2012 농어업6차산업화 지원사업’에서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아 2013년 회사 설립에 성공했다. 농촌에서 큰 문제였던 ‘유통판매’에 농촌융복합산업이 돌파구가 된다는 점을 확신하고 김치의 주요 재료는 모두 지역 농산물을 이용했다.

직거래 판촉장과 온라인 판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꾸준히 입점 계약을 늘려 부여 롯데아울렛에도 입점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창업 당시보다 3000%가량 매출액이 증가했다. 윤 대표는 현재 식생활 교육, 김치 만들기 시연에 이어 김치 체험과 도자기 체험도 준비하며 더 큰 농촌융복합산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우리 농촌은 이제 농업이라는 전통 산업의 가치를 재창조하고 발전시키려는 청년들이 새롭게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장이 됐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공기업 감동경영#공감#기업#농림축산식품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