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8명의 ‘위시엔젤’, 난치병 환아 947명에게 꿈-희망 선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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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대학생 봉사단 ‘위시엔젤(Wish Angel)’은 백혈병 등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천사같은 존재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3598명의 봉사자가 참여해 947명의 소원을 이뤄줬다.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제공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대학생 봉사단 ‘위시엔젤(Wish Angel)’은 백혈병 등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천사같은 존재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3598명의 봉사자가 참여해 947명의 소원을 이뤄줬다.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제공
“병원에 가면 항상 걱정이 많았어요.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과연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 하고요. 그런 힘겨운 시기에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미래를 꿈꿀 수 있었죠.”(구나경 씨·22·삼육보건대 간호학과 2년·급성림프구성백혈병 완치)

봉사활동을 하면서 소망을 이루고 기뻐하는 아동의 얼굴을 볼 때면 뿌듯한 보람을 느꼈어요. 힘들어하는 아동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자는 봉사활동의 취지에도 공감했죠.”(유민지 씨·23·고려대 심리학과 3년·자원봉사자)

대학생 봉사단 ‘위시엔젤(Wish Angel·소원천사)’이 난치병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26일 서울 강남구 푸르덴셜타워에서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환아와 가족의 소원을 이뤄주고 삶의 변화를 돕는 봉사단 발대식이 열렸다. 2008년 시작돼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Make-A-Wish Korea)’의 대학생 봉사단인 ‘위시엔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백혈병, 뇌종양 등 소아암을 비롯해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국내 아동의 소원을 챙긴다. 현재까지 3598명의 봉사자가 참여해 947명의 소원을 이뤄줬다.

위시엔젤 봉사단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2회씩 선발돼 난치병 아동을 돕는다. 올해 5월 위시엔젤 22기 모집에선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18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약 2개월 동안 전국을 돌며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들어줄 예정이다.

유민지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위시엔젤 봉사자로 참여했다. 그는 지난해 말 열한 살 된 백혈병 환아를 만난 추억을 소개했다. “아이가 처음에는 낯을 가렸지만 시간이 지나며 친동생처럼 친해졌어요. ‘나중에 기업 회장이 되고 싶다’고 하더군요. 헤어질 때 ‘선생님 감사해요. 커서 맛있는 밥 사드릴게요’라는 얘기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했죠.”

2013년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투병 중 재단의 도움을 받은 구나경 씨는 이번에 위시엔젤 22기 봉사자로 합격해 감회가 남다르다. “열여섯 살 때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위시엔젤 봉사자에게서 많은 격려를 받았어요. 투병하며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백혈병 환자의 마음을 잘 알기에 대학도 간호학과에 입학했죠.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아픈 아이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어요.”

위시엔젤 22기 봉사단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환아 50명의 소원 성취를 목표로 활동할 예정이다. 봉사단은 2007년부터 재단을 후원해온 삼성전자 DS부문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취지로 임직원 봉사는 물론 대학생 봉사단 프로그램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위시엔젤 활동은 8월까지 계속되며 해단식은 삼성전자 DSR동(부품연구동)에서 열린다. 해단식에서는 활동 수료증을 전달하고 우수활동자에게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이사장상 및 삼성전자 DS부문 사회봉사단 단장상을 준다.

메이크어위시재단은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 등 소아암을 비롯해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 중인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는 국제 비영리 단체다. 1980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한 소년의 소원을 들어준 것이 재단 창립의 출발점이었다. 현재 전 세계 41개 국가에 지부가 설립됐고 총 43만 명이 넘는 환아들이 도움을 받았다.

메이크어위시재단 한국 지부는 2002년 설립돼 지난해까지 3900여 명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2003년 1월 ‘마술사’가 되고 싶은 손동환 군을 시작으로 그해 총 26명의 소원들 들어줬다. 2009년 1000번째 소원 성취 사례를 발굴한 데 이어 2012년 2000번, 2015년 3000번 등 매년 300명이 넘는 난치병 아동의 소원을 들어줬다.

재단은 올해 5월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김헌덕 군(12·양구중 1년)의 사연을 듣고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두산 외야수 박건우 선수와의 만남을 성사시켜 훈훈한 미담이 됐다. 김 군은 항암치료를 받을 때는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했지만 박 선수와 함께 시구를 할 때는 힘차게 공을 던지며 의욕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재단은 위시엔젤 봉사단 운영 등을 동해 앞으로도 다양한 소망 이뤄주기를 계속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을 참고하면 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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