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평창올림픽 北 출전 확대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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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피겨페어 말곤 자력출전 어려워… 번외경기 허용-남북공동팀 검토
23일 訪南 장웅 IOC 위원과 논의

정부가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가급적 많이 참가시키기 위해 번외경기 출전 등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30년 남북중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통한 동북아 평화 모색’을 제안한 데 이어 스포츠를 통해 대북 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14일 복수의 청와대 및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강원도, 더불어민주당,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북한 선수단 참석 확대 등을 포함한 ‘평화 올림픽 실현 방안’을 청와대에 보고하고 협의에 들어갔다.

북핵·미사일 문제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와 강원도가 북한 선수단 참석 확대를 추진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직접 나서면 보수층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창의적으로 스포츠 대북 외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겨울스포츠 수준이 낮아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을 제외하곤 자력으로 평창 올림픽 참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부는 북한 선수단 참가 규모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번외경기 출전 허용,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공동선수단 구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름올림픽에는 국제 평화 등에 상징성이 있는 선수를 번외경기에 출전시킨 사례가 있지만 겨울올림픽에는 아직 전례가 없다.

정부는 북한 선수단의 참석 확대가 가시화하면 성화 봉송 시 북한 지역 통과, 금강산 육로를 통한 북한 선수단의 방남, 속초항을 통한 북한 응원단 입항, 금강산 일대에서 올림픽 전야제 개최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북한 선수단 참석 확대 논의는 23일 남한을 찾는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사진)과의 면담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 위원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남한을 찾는 첫 북한 인사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희범 평창겨울올림픽위원장 등이 장 위원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달 말 방한하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도 북한 참석 확대를 위한 제도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평창올림픽#북한#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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