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칠레 각자도생 “미국外 국가와 개별협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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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TPP 탈퇴]TPP 참여국들 대책마련 분주
中주도 RCEP로 갈아타기 모색도… 호주-뉴질랜드는 ‘TPP 유지’ 미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으로 한순간에 ‘낙동강 오리알’이 된 참여국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TPP 유지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으로 갈아타려는 눈치작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멕시코는 31일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으로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TPP 탈퇴란 연쇄 펀치를 맞은 뒤 무역협정의 외연 넓히기에 나섰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23일 “미국을 제외한 TPP 참여국과 개별 협상에 나서는 한편 아시아 남미 유럽연합 등으로 무역협정 체결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NAFT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의 자유무역을 지속하고 투자를 유지하는 방법”이라며 기존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나라가 각자 안보정책을 결정할 자유가 있지만, 우리는 장벽보다는 서로를 잇는 다리의 힘을 믿는다”며 트럼프의 국경 장벽 추진을 비판하기도 했다.

 호주, 일본, 뉴질랜드도 TPP 유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스티븐 초보 호주 무역투자장관은 24일 “호주와 일본 등 참여국은 TPP를 통해 얻은 이익을 그대로 지켜나가기를 원한다”며 참여국들과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RCEP에 속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을 참여시켜 TPP를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만든 TPP가 미국 없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 당장 호주 야당 노동당은 “(트럼프가) TPP란 관에 마지막 못을 박았다. 맬컴 턴불 총리는 (TPP 유지라는) 몽상에서 깨어날 때”라고 비판했다.

 TPP 참여 국가들은 각자도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TPP 탈퇴를 일관되게 주장한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당선된 이후 페루와 칠레는 일찌감치 RCEP로 갈아타는 것을 검토해왔다.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장관은 23일 “TPP는 이제 끝났다”며 “한국과 중국, 다른 TPP 참여 국가와의 양자 협상이나 다른 지역협정 체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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