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카드 테이블에서는 웃음기가 사라졌고, 구단 고위 관계자는 초조한 마음에 잠시 테이블에서 일어나서 추첨을 봤다. 4순위까지도 구슬이 안 나오자 허탈한 웃음마저 들렸다. 5순위 이후 우리카드의 구슬이 연거푸 나오자 더 아쉬운 한숨이 커졌다. 예상 밖의 상황에 당황했던지 우리카드는 지명 순위가 온 뒤, 한참을 고심하다 라이트 크리스티안 파다르를 뽑았다. 상대적으로 키(196.5cm)가 작은 편이지만 20살이라는 어린 나이, 한국에서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높이 샀다.
2순위를 집은 KB손해보험도 은근히 씁쓸하긴 마찬가지였다. 강성형 감독이 핀란드까지 가서 관찰했던 밋차 가스파리니가 대한항공으로 넘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가스파리니와 더불어 최대어로 꼽히는 아르루트 우드리스를 선택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반면 순번은 낮았지만 삼성화재(4순위), 현대캐피탈(6순위), OK저축은행(7순위)도 알짜선수를 뽑았다는 데에서 안도감이 감돌았다. 라이트에 박철우가 가세하는 삼성화재는 레프트로서 최대어로 꼽힌 타이스 덜 호스트를 뽑았다. 라이트 문성민과 프리에이전트(FA) 재계약에 성공한 현대캐피탈도 레프트 툰 밴 랜크벨트를 선택해 ‘스피드 배구 2.0’을 시도한다. 현대캐피탈은 처음부터 랜크벨트를 낙점해놓고 있었다. 우승팀 OK저축은행은 설마 했지만 확률대로 7순위 지명권을 갖게 되자 약간의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나 김세진 감독은 쿠바 출신의 롤란도 세페다를 뽑았다. 부상 리스크가 있음에도 잠재력을 본 것이다.
인천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