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에서 만난 ‘절친’ 추신수-이대호…16년 만의 맞대결, 결과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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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함께 야구를 하던 동갑내기 ‘절친’ 추신수(34·텍사스)와 이대호(34·시애틀)가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6일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경기에 추신수는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이대호는 8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고교 졸업 후 16년 만에 상대 팀 선수로 같은 그라운드에서 만난 두 선수의 이날 대결은 메이저리그에서 국내 야수가 선발 출전해 벌인 첫 맞대결이기도 했다.

○ 1루 위 동창회

추신수와 이대호는 이날 1회말 1루 베이스에서 처음 만났다. 몸에 맞는 공으로 1루를 밟은 추신수는 1루를 지키고 있던 이대호를 보자 고개를 숙인 채 웃음을 보였다. 이대호도 추신수의 엉덩이를 손으로 가볍게 쳤다. 5회 말에도 추신수가 볼넷을 골라내면서 이날 1루 위의 2번째 동창회가 열렸다.

만남의 기쁨에 비해 결과는 아쉬움이 남았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며 나란히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추신수는 3회말 3루로 날카롭게 밀어 친 타구가 상대 수비의 호수비에 막혔고, 이대호는 4회초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정면으로 날아갔다. 그래도 추신수는 이날 몸에 맞는 공 1개와 볼넷 2개로 3차례 출루하고, 도루도 1개 기록했다. 7회초 무사 1루에서 대타로 교체된 이대호는 경기 후 “신수가 나오니까 좀 어색하더라. 어렸을 때 청백전 하던 느낌도 난다고 하니 신수가 웃더라”고 말했다. 경기는 시애틀이 10-2로 이겼다.

추신수와 이대호는 25년 전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났다. 당시 학교 야구부에서 뛰던 추신수는 덩치가 큰 이대호가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을 보고 야구부 입단을 권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부터 두 선수는 각기 다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특히 고교 때는 부산의 야구 명문 경남고(이대호)와 부산고(추신수)를 대표하는 선수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대회에서 두 선수는 맞대결 운이 없었다. 대한야구협회에 따르면 두 선수가 교교 1학년이었던 1998년 부산고와 경남고가 청룡기 준결승, 화랑대기 준결승에서 맞붙었지만 두 선수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추신수는 1번 타자에 투수, 1루수 등으로 나섰지만 이대호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후 부산고와 경남고는 두 선수가 졸업할 때까지 전국 대회 부산예선에서 맞대결을 했지만 당시 경기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고교 졸업 후 지역연고팀 롯데에 1,2차로 나란히 지명되면서 두 선수는 6년 만에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을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추신수가 미국 무대에 도전하면서 다시 다른 길을 걷게 됐다. 그런 둘 사이의 끈을 항상 이어준 것은 국가대표팀이었다.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대회를 비롯해 2009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두 선수는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맹활약했다.

○ 오승환, 무결점 완벽투

‘돌부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이날 피츠버그와의 경기에서 1이닝 3탈삼진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2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 행진을 벌였다.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오승환은 5-5로 맞선 6회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2개의 공으로 상대 팀의 8,9,1번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앞서 4일 개막전 경기에서 초구에 포수 뒤로 빠지는 폭투를 던지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오승환은 이날 평소대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슬라이더의 예리함이 돋보였다. 1번 타자 존 제이소의 허를 찌르며 공 세 개로 삼진을 잡기도 했다. 오승환의 활약에도 세인트루이스는 11회 연장 끝에 5-6으로 역전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한편 LA 에인절스의 최지만(25)은 이날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좌익수 대수비로 출전해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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