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광주 출마설은 코미디, 아직까지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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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석 발언 부인했지만 여운 남겨
“선진화법 악법이지만 단독처리 안돼… 신속처리요건 과반수로 낮춰야”

정의화 국회의장이 2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단독 추진하고 있는 국회 선진화법 개정과 관련해 여야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정의화 국회의장이 2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단독 추진하고 있는 국회 선진화법 개정과 관련해 여야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정의화 국회의장이 21일 출근길에 기자들에게서 받은 첫 질문은 ‘광주 출마설’이다. 정 의장이 4·13 총선에서 ‘동서화합’을 위해 전격적으로 광주에 출마할 수 있다는 자신의 사석 발언이 알려져서다(▶본보 21일자 A5면 참조).

정 의장은 “그건 코미디”라고 부인하면서도 “아직까지는…”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어 “당에서 요청하면 생각해 볼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가정은 하지 말자”고 즉답을 피했다. 여전히 광주 출마 가능성을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에선 정 의장이 광주에서 승리한 뒤 대선 주자로 나서려 한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자신이 강하게 반대했던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자는 새누리당의 요구에 정 의장이 소극적으로 나오자 이런 관측은 더욱 힘을 얻었다.

결국 정 의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선진화법 개정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상세히 밝혔다. 우선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단독 처리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단 한번도 국회 운영에 관한 법을 단독으로 처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정 의장은 “선진화법은 악법이다.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완화한) 새누리당의 개정안은 문제점을 잘못 짚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직권상정을 남용하면 여야 간 대립은 심화되고 국회 상임위원회는 무력화된다”며 “자칫 수술(선진화법 개정)에 성공하고도 환자(국회)가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대신 △신속 처리 안건 지정 요건을 현행 60% 찬성에서 과반수로 개선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법안을 잡아 두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야당이 최대 무기인 ‘60% 룰’과 ‘슈퍼 갑(甲) 법사위’를 내려놓을지는 미지수다. 19대 국회를 파탄 낸 선진화법이 20대 국회의 발목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에게 불만을 쏟아 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의장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결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의장보다) 선수가 많은 선배들이 있는데 무 자르듯 하는 것에 굉장히 섭섭하다”고 했다. 정 의장은 5선, 서 최고위원은 7선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정의화#출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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