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신무기를 대거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한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대해 미국 국방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 국방부 피터 쿡 대변인은 3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왜 미국은 열병식을 통해 신무기를 선보이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군은 세계 최강의 군대”라며 “열병식은 우리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다소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현재의 중국군은 절대 미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깔고 얘기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미국의 힘, 우리 군대의 힘을 알고 있으며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가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우리의 능력이 어떻다는 것을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열병식에 첨단 신무기들이 등장한 것에 대해선 “놀랄 일이 아니며, 예측하지 못했던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국 열병식과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병력 30만 명 감축을 선언하고 과거에 당한 것을 다른 국가에 강요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주변국들이 이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시 주석의 부드러운 외교적 언어에도 불구하고 군사력 과시 속에 숨은 깊은 뜻을 가릴 수는 없다”며 “주변국들이 중국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어 6년 만에 진행된 이번 열병식은 중국이 남중국해 등에서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나왔다면서 중국의 비타협적인 자세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갈등 속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중국의 열병식을 ‘일본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시진핑 정권이 ‘항일’ 열병식을 열고 역사문제와 힘을 통한 위협으로 일본을 흔들려는 자세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며 “열병식은 미국과 일본이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유사시 개입하면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선 “미국의 동맹이면서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의 박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돌출행동이며 유감”이라고 각을 세웠다. 산케이신문은 열병식을 ‘중국 반일 외교의 집대성’이라고 표현했으며 중국을 ‘질서의 파괴자’라고 비아냥거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에 행사가 반일적인 것이 아니라 일중 화해의 요소를 포함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그런 요소를 볼 수 없었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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