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차규 공군 참모총장에 대한 국방부 감사 결과 총장 취임 이후는 물론이고 영관 장교 시절에도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은 지난해 최 총장 부임 이후 두 차례 공관 공사를 하며 3000여만 원을 중복 투자했다. 국방부는 공군에 더 큰 책임을 돌렸지만 최 총장이 지시하지 않았다면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사의 F-35 모형을 설치하는 등 거액이 드는 공사를 부하들이 자발적으로 할 리는 없었을 것이다. 최 총장이 중령 시절인 1994년 당시 경제기획원(현재 기획재정부)에 파견 근무하면서 수년간 관사를 이중으로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최고지휘관의 자격이 의문시되는 처신이다.
최 총장의 부인은 군 관용차를 서울 공관에서 주 1∼2회, 계룡대 공관에서 월 1∼2회 개인 용도로 썼다. 그의 아들도 홍익대 부근의 업무거래처 등에 가기 위해 10회가량 관용차를 이용했다. 최 총장의 부인은 출산을 앞둔 딸의 집을 방문할 때 운전병에게 커튼을 다는 일까지 시켰다. 최 총장이 관용차와 운전병 관리에 엄정했다면 가족들이 개인 소유처럼 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국방부는 “최 총장이 예산집행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관용차의 사적 사용 금지 등을 위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처분은 엄중 경고에 그쳤다. 몇 달 전부터 비리 의혹이 제기됐지만 남의 일처럼 지켜보다가 뒤늦게 감사에 착수한 뒤 ‘면죄부’를 준 꼴이다. 국방부의 솜방망이 감사로 최 총장은 자리를 지킬지 몰라도 군에 대한 신뢰는 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최 총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했지만 앞으로 공군 수장으로서 영(令)이 설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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