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하얀 연기’ 없애는 마법, 세계가 감탄

김기용기자 입력 2015-05-04 03:00수정 2015-06-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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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작은 거인]GnBS엔지니어링 박상순 대표 《 한국의 중소기업은 약 335만 개. 이들 기업에 종사하는 인원은 1300만 명이 넘는다. 전체 기업의 99.9%가 중소기업이다. 또 한국 근로자의 87.7%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생산 규모는 한국 기업 생산 규모의 45.7%에 불과하다. 생산성뿐 아니라, 인력 구조나 기술력 등 나머지 분야의 경쟁력에서도 대기업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가운데에도 분명히 자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있다. ‘작지만 강한 기업’ 즉 ‘강소기업’들이다. 강소기업들은 현재의 경쟁력도 경쟁력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커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 성장의 불씨도 바로 이들 기업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스몰 자이언츠(Small Giants·강소기업)’의 성공 비결과 계획을 소개한다. 》

공장 밀집 지역이 아닌 도심에서도 작은 발전소나 대형 빌딩 등이 하늘로 뿜어내는 하얀 연기(백연·白煙)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백연은 주로 냉각탑을 통해 배출되는데 대부분 수증기여서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각적으로 좋지 않은 데다 실제로 매우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냉각수 운용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섞일 수도 있다. 또 백연으로 인한 지역 일조권 침해와 일사량 감소, 겨울철 도로 결빙 등의 피해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박상순 ㈜GnBS(Green & Blue Sky) 엔지니어링 대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플라스마(기체가 고도로 이온화한 상태. 고체·액체·기체가 아닌 제4의 물질로 불리며 형광등이나 PDP TV 등에 사용)를 이용한 냉각탑 백연 제거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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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마 이용한 냉각탑 백연 제거 기술

‘그린 앤드 블루스카이’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따 회사 이름을 만든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박 대표의 ‘환경 철학’은 뚜렷하다. 회사가 이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손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의무라는 것이다.

2011년 이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이때부터 플라스마를 적용한 환경 기술 개발에 들어가 2013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국내 특허 20여 건을 확보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 특허도 출원 중”이라면서 “상반기 중 국제 특허 3∼5건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GnBS의 기술은 2013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으로부터 검증받았고, ‘아주 우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백연을 99% 이상 제거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버려졌던 수증기를 다시 물로 바꿔 내면서 30% 정도 용수를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이렇게 검증된 기술력으로 2013년 삼성그룹 일부 계열사의 옥상에 대용량 백연 제거 장치를 설치하는 계약을 따내 13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GS파워의 부천 열병합발전소와 세종 천연가스발전소에 백연 제거 장치를 설치해 매출 200억 원을 기록했다. 박 대표는 “내년 말까지 매출 9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글로벌 기업이 먼저 알아본 GnBS의 기술력

세계 유일의 기술 확보로 주목받던 GnBS는 올해 초 냉각탑 건설 분야 세계 1위인 벨기에 하몬 사(하몬 코리아)와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날개’를 달았다. 하몬은 전 세계 냉각탑 물량의 50%를 건설했고, 한국에서는 냉각탑 건설의 약 70%를 맡은 글로벌 1위 업체다.

하몬은 최근 세계적으로 냉각탑 백연 관련 민원이 급증하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GnBS가 플라스마를 이용한 백연 제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둘러 GnBS와 손잡은 것이다. 이번 협약으로 GnBS는 전 세계에서 하몬이 건설하는 모든 냉각탑에 백연 제거 기술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우리 기술을 접한 하몬 관계자가 ‘매직’이라고 극찬했다”면서 “국내외에서 기술력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 세계 진출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의 요즘 최대 고민은 인재 확보다. GnBS는 전체 직원이 67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기술 기업이다. 이 가운데 석·박사급 연구 인력이 6명이다. 박 대표는 “우수한 연구 인력을 더 확보하고 싶지만 회사가 지방(경기 안성시)에 있다는 이유 때문에 높은 급여를 제시해도 우수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작은 기업이 강한 힘을 갖기 위해서는 기술이 최우선이고, 그 기술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면서 “기술과 사람이 최고라는 가치를 GnBS를 통해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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