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배관만 바뀌어도 수돗물이 ‘생명의 물’로 부활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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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은 깨끗하게, 물은 맑게, 환경은 밝게’
‘좋은물 전도사’ ㈜진행워터웨이 성공 스토리

㈜진행워터웨이 본사 전경.
㈜진행워터웨이 본사 전경.
1908년 9월 국내 처음으로 지금의 뚝섬 부지에 정수장이 들어서면서 서울 4대문을 시작으로 수돗물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107년이 지난 현재, 수돗물 생산량은 하루 580만 t, 107년 전에 비해 400여 배나 증가했다.

심학섭 대표
심학섭 대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수돗물 공급량은 375L로 유럽 국가의 두 배 이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산천에 화강암층이 많아 자연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 양질의 원수(原水)를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 중 하나다. 정부가 많은 홍보를 하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수돗물 음용 비율은 5%를 밑돈다. 나머지 95%가 비용을 들여 정수기를 구입하거나 생수를 사서 마신다.

수돗물 불신의 근본적인 문제는 수도관 부식에 따른 오염에서 출발한다. 정수처리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자랑하지만, 문제는 과학적으로 정화된 물도 노후화된 수도관을 거친다는 점이다. 물이 다니는 통로인 수도배관에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불순물, 즉 스케일(금속 산화물)이 붙는다.

한 중소기업이 지속적인 연구로 이 문제를 해결해 주목받고 있다. 급수관의 부식이나 물때 등을 방지해주고 수질 개선에 탁월한 정수장치를 개발해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진행워터웨이(대표 심학섭·www.waterway.kr)다.

배관 교체 없이 녹물·누수 해결 ‘스케일버스터’

2001년 설립된 ㈜진행워터웨이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수(水)처리 산업을 선도하는 기술혁신형 강소기업이다. ㈜진행워터웨이는 친환경기술로 수도관에 끼어 있는 녹과 물때, 각종 세균 등을 없애는 아연이온수발생기 스케일버스터를 비롯해 물속의 오염물질은 제거하고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각종 미네랄은 살려주는 천연미네랄 정수기 그린 비 등 생활건강 제품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스케일버스터는 수도관 내부의 녹이나 스케일, 부식을 없애고 면역력 강화 영양소인 아연을 물 성분에 보충해 주는 물리적 ‘이온화 수처리기’다. 배관관리의 세계적 특허기술로 독일에서 100대 발명품으로 선정된 이 제품은 세계 63개국의 특허를 받은 세계 최고의 물리적 수처리 제품이다.

황동과 아연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중금속접촉 효과로 전기를 발생시키고, 이 과정에서 아연이 이온화하면서 단단한 마그네타이트(자성물질이 있는 소총의 총열 부위 재질)로 변환돼 철의 부식을 막아 주는 원리다.

스케일버스터의 대표적인 솔루션 사례로 꼽히는 곳이 서울 강동구에 있는 둔촌주공아파트다. 둔촌주공은 총 144개동 5930가구의 대단지로 1980년에 건설됐다. 스케일버스터가 설치되기 전인 2007년 녹물과 누수가 심각해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곳이다. 배관 전체를 교체하려면 비용이 약 240억 원. 가구당 약 400만 원의 고비용이 발생해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때 배관 교체의 대안으로 등장한 제품이 바로 스케일버스터다. 이 제품을 기존의 낡은 수도 배관 사이에 설치한 후 녹물과 누수가 말끔히 사라졌다. 스케일버스터 설치에 든 비용은 총 10억 원. 둔촌주공아파트 주민들은 무려 230억 원에 이르는 큰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고 지금도 수도배관 문제는 없다.

스케일버스터는 2002년부터 전국의 상수도에 깔리기 시작해 현재 130여 개 시군구를 비롯해 약 150개 단지 6만여 가구의 아파트 상수도에 설치돼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2만여 곳의 관공서와 공장 등 전국에 스케일버스터가 설치된 곳은 20만 곳이 넘는다.

그린비 생산라인
그린비 생산라인
‘내 몸이 원하는 물’… 천연미네랄 정수기 ‘그린 비’

획기적인 천연미네랄 정수장치 개발의 이면에는 ‘좋은 물 전도사’의 도전이 있었다. 심학섭 ㈜진행워터웨이 대표는 “우리나라 수돗물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먹는 물 수질기준에 적합하지만 수도관 부식이 수돗물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며 “수돗물을 누구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신뢰를 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가 물 연구에 매진하게 된 계기는 약 20년 전 독일 유학생 시절이었다. 그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독일 국민들을 보고 150여 년의 오랜 시간 동안 독일의 수돗물은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살아 있는 물로 자리매김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자원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자연의 정화력에 의지한 강변여과수를 취수해서 미네랄이 풍부한 살아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는 독일정부의 상수도 정책의 결과였다. 독일에서는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각 지역에서 취수하는 강변여과수를 전문가들이 매일 수질을 분석해서 원수(原水) 사용이 적합한지 사용 여부를 판단한다.

스케일버스터
스케일버스터
이러한 사실과 함께 현지에서 방문한 사업박람회장에서 녹물 제거 기술을 목격한 심학섭 대표는 수도관을 교체하거나 물속에 화학물질을 투여하지 않고 수질을 개선하는 이른바 ‘물리적 수처리’ 방식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 후 심 대표가 독일, 영국의 기술진과 함께 수도배관의 녹을 제거하는 기술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스케일버스터를 개발했다. 1997년 독일에 법인을 세웠고, 2000년 한국에 들어왔다.

‘좋은 물’에 대한 연구는 정수기 개발로 이어졌다. 심 대표는 깨끗할 뿐 아니라 사람의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되는 정말 좋은 물을 각 가정에 공급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천연미네랄 강화 정수기 ‘그린 비’다.

심 대표는 미네랄이 없는 물은 ‘몸에 해로운 물’이라고 단정 짓는다. 40년 가까이 전국의 장수촌을 방문하며 좋은 물에 대해 연구한 경원대 이덕수 명예교수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역삼투압 방식의 일반적인 정수기는 ‘깨끗하고 깐깐한 물’이라고 홍보합니다. 하지만 그 깨끗하다는 것은 중금속뿐만 아니라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깨끗이 걸러졌다는 뜻도 되지요. 우리 몸에 좋은 미네랄을 충분히 보강할 수 있는 ‘그린 비’만 있으면 집에 앉아서 장수촌 물을 마시는 셈이 됩니다.”

심 대표는 앞으로도 ‘안전한 물’ ‘건강한 물’ 만들기와 알리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제품의 성능개선과 마을상수도시스템 개발연구 등 신소재, 신제품을 개발해 국민보건 증진과 더불어 지구촌 건강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배관은 깨끗하게, 물은 맑게, 환경은 밝게’를 모토로 건강한 물을 공급하며 강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진행워터웨이의 발걸음이 주목받는 이유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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