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처럼 화장하고 ‘천송이’ 애교대사 줄줄… 美 4만 팬덤 열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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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류페스티벌 ‘케이콘’ 현장
케이팝 콘서트-컨벤션 결합시켜 “홍보만점” 도요타가 메인 스폰서로

9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케이콘 현장의 ‘지드래곤 춤 따라잡기’ 부스에서 외국인들이 춤을 추고 있다. CJ E&M 제공
9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케이콘 현장의 ‘지드래곤 춤 따라잡기’ 부스에서 외국인들이 춤을 추고 있다. CJ E&M 제공
“천송이 ‘애교’ 배워볼까요?”

9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 야외에 차려진 부스. 10대 외국인 60여 명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배우 전지현의 대사를 따라했다.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드라마 속 전지현의 말투를 ‘애교’라는 한국어로 알고 있었다. “와 주면 안 돼? 응?” “하지 마∼.” 어색한 발음에 웃음이 터졌다.

다른 부스는 아이돌의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따라 하고 싶은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그룹 B1A4의 공찬처럼 변신하고 싶다는 10대 소년은 즉석에서 스타일리스트에게 부탁해 머리를 ‘투블록 컷’으로 잘랐다. 한 10대 소녀는 소녀시대 티파니처럼 눈매를 강조한 메이크업을 받았다.

CJ E&M이 9, 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한 한류 페스티벌 ‘케이콘(KCON)’에 한국 가수와 드라마 패션 등을 좋아하는 4만여 명이 모였다. 케이콘은 ‘한류의 모든 것’을 테마로 콘서트와 컨벤션을 결합했다.

올해 3회째인 케이콘은 같은 장소에서 개최됐던 지난해보다 방문객이 2배로 늘었다.

한국 중소기업 36곳도 참가해 화장품 한방차 주얼리 가방 등의 제품을 알렸다.

1인 크리에이터 7팀이 참여한 것도 올해 달라진 점이다. ‘양띵’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BJ(개인방송운영자) 양지영 씨도 인기를 끌었다. 양 씨는 한국의 1세대 유튜브 스타로 구독자가 200만 명에 이른다. 양 씨는 “혼자서는 해외로 움직이기 쉽지 않은데 직접 와보니 글로벌화가 어렵지만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케이콘의 핵심 행사인 엠카운트다운 콘서트 열기도 대단했다. 9일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지드래곤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이들은 ‘삐딱하게’ ‘크레용’ 등 5곡을 완벽하게 따라 불렀다. 데뷔 이후 미국 무대가 처음인 아이유에게도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올해는 콘서트를 이틀간 진행했는데 장당 50∼250달러인 1만5000석 티켓이 매진됐다.

케이콘의 지난해 매출은 30억 원, 올해는 50억 원 정도다. 606명이 1년간 준비한 것에 비하면 크지 않은 수치다. 김성수 CJ E&M 대표는 “문화상품 수출이 100달러 늘 때 관련 소비재 수출은 4배 증가한다”며 “케이콘은 콘텐츠만 파는 게 아니라 (한류와 관련된) 여러 시장을 만드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한류 효과를 믿은 대기업 스폰서도 지난해 9곳에서 올해 11곳으로 늘었다. 특히 메인 스폰서가 지난해에는 한국 기업인 현대자동차였지만 올해 일본 도요타로 바뀌었다. 도요타는 현장에 드라이브센터를 꾸미고 관람객들에게 시승 기회를 제공했다.

한류의 산업화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소개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엘리 오펙 하버드대 교수는 “CJ 같은 문화적 기업의 글로벌 전략은 삼성이나 LG와 다르고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들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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