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목자, 프란치스코]1400만 명이 받아보는 소박한 ‘그분의 트윗’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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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님의 트위터 : 이해인 수녀의 프란치스코 교황 말씀 묵상
교황 프란치스코·이해인 지음 240쪽·1만3000원·분도출판사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위터에 올린 글 가운데 100여개에 대해 이해인 수녀가 묵상하고 기도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한 손에 쏘옥 잡히도록 앙증맞게 만든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이 수녀는 “애인에게 러브레터를 쓰듯이 작업한 책”이라고 말한다.

교황 트위터의 팔로어는 현재 1400만 명을 넘었고 그의 트윗은 전 세계 지도자 중에서 가장 많이 리트윗되고 있다. 교황은 트위터에 남긴 짧은 한두 문장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간다. 그리고 간곡하게 당부한다.

“소비주의 탓에 우리는 낭비하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음식을 버리는 것은 가난하고 굶주린 이들에게서 그것을 빼앗는 것과 같습니다.”

이 글에 대해 이 수녀는 “수도원의 식단은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맛이 좋습니다. 오늘은 제 생일이라고 주방에서 제가 좋아하는 두부구이를 줍니다. 오늘뿐 아니라 사실은 밥을 먹고 사는 매일이 생일이지요. 사순절과 대림절이면 안 먹고 모은 돈으로 이웃을 도와주는 것 또한 아름다운 절제라고 생각합니다”고 묵상한다. 그리고 “식사 때마다 넘치는 감사함으로 음식을 먹고 지구촌 어디선가 굶주리고 있는 이들을 기억하며 어떤 경우에도 불평하지 않게 하소서”라고 기도한다.

“절대로 다른 이들의 등 뒤에서 그들에 대해 말하지 말고,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바를 그들에게 터놓고 말하기를 바랍니다”라는 교황의 말씀에 대한 이 수녀의 묵상을 읽노라면 인간 ‘이해인’을 가까이 느끼게 된다. 이 수녀는 “제 험담이 가장 가까운 이들로부터 나왔을 땐 더 힘들고 용서가 안 됩니다. 남의 실수, 단점, 허물을 직접 말해 주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진정으로 솔직하게 말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털어놓는다. 이 수녀는 “함부로 다른 이를 험담하는 악습에서 저를 지켜주소서”라고 기도하며 자신을 다잡는다.

교황은 트위터를 통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쉬우면서도 간결한 교황의 문장과 이 수녀의 묵상은 자기 스스로는 물론 주변 사람들과 세상을 돌아보게 만든다. 위로를 얻는 동시에 책임감도 갖게 된다.

서울 중구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는 7일 오후 7시 북콘서트가 열린다. 가수 김태원도 참석한다. 북콘서트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은 노숙인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민들레 국수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교황의 말씀을 전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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