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기 거둔 TV, 예능프로 결방… 결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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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이후 TV에서도 웃음이 사라졌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한 주요 방송사들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예능 프로그램을 내보내지 않고 뉴스 특보와 웃음기 없는 프로의 재방송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KBS는 27일까지 대부분의 평일과 주말 예능 프로를 결방하겠다고 밝혔다. MBC와 SBS는 편성을 확정 짓지 않고 정규 프로와 뉴스특보를 ‘이중편성’한 뒤 상황에 맞게 대응할 예정이다. 그러나 두 방송사도 예능 프로는 결방할 가능성이 높다. MBC는 “정규방송의 비중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지만 예능 프로의 방송은 보류한다”고 밝혔다. SBS도 “가벼운 웃음 중심의 예능은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드라마의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하다. 3사는 드라마를 세월호 침몰 전과 마찬가지로 정규 편성했지만 “방송 직전에 편성이 바뀔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3사는 지난주 10∼20차례 편성을 바꿨다. KBS 홍보팀 관계자는 “실종자의 구조작업이 끝나지 않은 데다 사고 현장의 상황이 가변적이어서 편성을 확정 짓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뉴스나 시사 프로 방송을 할 수 없는 케이블 채널은 더 난감한 상황이다. tvN, Mnet 등은 예능을 배제하고 ‘응답하라 1994’ ‘꽃보다 할배’ 등 과거 인기 프로를 재방송하거나 영화를 내보내고 있다.

방송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여파가 2010년 천안함 폭침 때보다 더 오래갈 것으로 내다본다. 천안함 사건 당시 방송사들은 한 달 가까이 예능 프로를 결방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편성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커서 천안함 사태 때보다 더 조심스럽다”면서 “앞으로 뉴스와 교양으로만 방송 시간을 채우기는 어려울 텐데 어떤 방식으로 프로를 내보내야 할지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일부에서는 방송 결방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될 스태프와 무명 출연자의 처지를 걱정한다. 한 예능 프로 관계자는 “개그 프로에 출연하는 신인 개그맨이나 프리랜서 작가는 프로그램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결방하면 이들의 수입은 끊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세월호’ 사고 초기 시청률이 떨어졌던 정규 프로의 시청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BS 주말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의 시청률은 19일 19.4%로 떨어졌지만 20일엔 23.4%로 평소와 비슷한 수치로 돌아왔다(닐슨코리아 자료).

구가인 comedy9@donga.com·박훈상 기자
#세월호#예능프로#뉴스 특보#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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