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어나니머스 사칭 협박’ 잡고보니 중고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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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홈피 해킹 시도했지만 실패… 언론보도 이후 겁먹고 계획 철회

“우리는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익명인)’다. 한국 정부는 세금을 낭비하고 언론을 통제하며 국민을 억압하고 있다. 4월 14일 사이버 공격을 하겠다.”

지난달 16일 유튜브에 어나니머스 가면을 쓴 인물이 이 같은 내용의 영어 동영상을 올렸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도 “청와대 국가정보원 국세청 대한민국 정부 포털 사이트를 해킹하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수사한 결과 이들은 평범한 중고교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 3년생인 강모 군(17)은 중학교 3학년생인 배모 군(14) 등과 페이스북 채팅 창에서 대화를 하던 중 “정부가 세금을 탕진하고 있다”며 해킹 공격을 하기로 했다. 이들은 필리핀인 J 군(15), 대학생 우모 씨(23)까지 끌어들였다. 강 군은 해킹 계획을 주도했고, 배 군은 동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J 군은 정부 홈페이지의 해킹을 시도했지만 보안망에 막혀 실패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이버 공격 예고가 지난달 22일 언론에 보도되자 부담을 느껴 이를 철회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강 군 등을 공무집행방해와 해킹 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J 군에 대해선 필리핀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어나니머스#해킹 시도#중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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