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사람]18년만에… 돼지 심장실험 2000건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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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수술 명의’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56·사진)의 취미는 ‘돼지인형 모으기’다. 그의 연구실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돼지인형 수십 개가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정 교수가 수술해 병이 나은 환자들이 감사의 표시로 준 선물이다.

심장수술 명의로 꼽히는 정 교수가 최근 돼지 심장실험 2000건을 달성해 세계 최다 실험 기록을 세웠다. 1996년 전남대 의과학연구소에서 국내 최초로 돼지 심장실험을 한 지 18년 만이다.

“돼지는 인간과 장기가 가장 비슷한 동물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아버지들의 아버지’를 보면 돼지와 유인원이 합쳐져 인간이 생겼다는 가설이 있을 정도죠.”

정 교수는 심근경색증 연구와 치료를 위해 돼지 심장실험을 선택했다. 그는 “그동안 돼지 심장실험으로 15명의 의학박사를 배출했다. 일본 중국 인도 등 외국에서 연수를 올 정도로 연구 성과를 드높인 것을 보람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돼지 심장실험을 통해 특허 출원·등록 27건, 저서 58편, 논문 1097편을 을 발표했다. 이런 노력으로 2004년 전남대 용봉학술상, 2005년 대한내과학회 학술상, 2006년 전남대 의대 서봉의학상, 2010년 대한심장학회 학술상, 2012년 한국의 노벨 의학상이라 불리는 대한의학회 분쉬의학상을 받았다. 국내 처음으로 미국 심장학회 정회원 및 지도전문의 등 세계 4대 심장학회 지도전문의 자격증도 취득했다.

정 교수는 “고난도 수술 전에는 간혹 돼지 심장실험을 통해 가상 수술을 한다”며 “돼지는 연구와 수술을 완성시키는 기반이자 보물”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대병원#정명호#돼지 심장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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