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462만원 3년차 직장인 임금총액 586만원 오를듯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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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 포함]
대법 판결대로 시뮬레이션 해보니

대법원이 18일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내용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직장인들은 자신의 임금이 얼마나 오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근로자 임금 상승효과는 각 사업장에서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어떻게 임금체계를 개편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임금체계가 바뀌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본보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함께 현재 근속 3년 차인 직장인의 임금 변화를 추산한 결과 연봉이 500여만 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장근로, 야간근로, 연월차휴가 등을 산정하는 기준인 통상임금 범위에 정기 상여금을 포함시킨 데 따른 결과다.

○ 제조 대기업 정규직 크게 오를 듯

상시근로자 1614명인 운송회사에서 운전사로 일하는 A 씨는 올해 3462만3000원을 받는다. 기본급, 수당, 상여금 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그런데 내년부터 그의 연봉은 호봉 인상분을 감안하지 않아도 586만8000원(약 16.9%) 오르게 된다.

A 씨는 올해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으로 각각 476만4000원과 11만4000원을 받았다. 그가 내년에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연장, 휴일 근로를 해도 연장근로수당을 연간 325만4000원 더 받으며 휴일근로수당, 연월차수당도 각각 9만8000원과 71만8000원 더 받게 된다. 여기에 퇴직금, 사회보험을 포함한 간접노동비용 78만원과 근속기간에 따라 쌓이는 퇴직금인 퇴직급여충당금도 101만8000원 상승하게 된다.

중소 제조업체의 3년 차 생산직 근로자 B 씨도 임금 총액이 3085만 원에서 3590만5000원으로 늘어나 505만5000원(16.4%)의 연봉을 더 받을 수 있다. 그는 연장근로와 야간근로가 잦은 대신 생산라인을 멈추는 휴일에는 쉰다.

정진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관리본부장은 “제조업, 대기업, 정규직일수록 연봉에서 차지하는 통상임금 비율이 낮고 정기 상여금 및 초과급여의 비율이 높아 임금체계 개편이 없다면 이들은 사무직이나 서비스 직군에 비해 임금이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 “공장 해외 이전 속출할 것”

근로자의 임금 상승은 기업에는 인건비 부담 증가를 뜻한다. 경총은 기업들이 내년 한 해에만 약 13조7509억 원의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총은 그 이듬해부터는 매년 8조8663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판결에 따른 추가비용은 연간 13만9000∼15만7000개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는 금액”이라며 “인건비 부담 때문에 신규 채용을 꺼리는 기업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GM은 통상임금에 정기 상여금이 포함될 것에 대비해 지난해 8100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사무직은 대부분 연봉제로 전환했지만 생산직 근로자들은 매년 기본급의 70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 한국GM 관계자는 “우리 회사도 통상임금과 관련한 여러 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데 최악의 경우 1조 원 이상을 일시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중견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크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C사는 내년에 20% 이상의 인건비 증가를 예상했다. 이 회사 대표는 “인력난이 심각한데 급여까지 오른다면 누가 신규 채용을 하겠느냐”며 “인건비가 싼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창규 kyu@donga.com·강유현 ·김창덕 기자
#통상임금#정기상여금#임금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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