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서울 파리 런던 뉴욕은 지금… 찬란한 빛 설레는 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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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yle이 본 글로벌 도시들의 크리스마스 풍경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난달 27일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 설치된 페리스 대회전 관람차는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돼 있다. 65m 높이의 관람차에서는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 에펠탑 등 파리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지난달 27일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 설치된 페리스 대회전 관람차는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돼 있다. 65m 높이의 관람차에서는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 에펠탑 등 파리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연말을 맞는 즐거움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은 눈부신 조명과 멋들어진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구경하는 것이다. 반짝이는 수천 개의 조명과 시선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이들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막대한 노력이 더해 만들어진 연말 시즌의 걸작품이다.

한층 눈부시고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은 거리는 사람들을 동화 속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연말엔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 즐겁고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설렌다. 또 올해는 우리를 놀라게 할 어떤 화려한 크리스마스 쇼윈도가 기다리고 있을까 궁금증을 참기 어려워진다.

A style이 시간, 돈,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 부은 파리나 뉴욕 등 글로벌 도시의 고혹적인 크리스마스 풍경에서부터 마치 먼 곳으로 여행이라도 떠나온 것처럼 설렘을 느끼게 해주는 서울의 크리스마스 쇼윈도에 이르기까지 곳곳의 개성 넘치는 12월을 살펴봤다. 지금부터 연말 글로벌 도시들을 수놓는 눈부신 빛의 향연들을 함께 따라가 보자.

빛의 도시로 탈바꿈한 유럽의 도시들

영국 런던의 해러즈 백화점은 증기기관차에서 영감을 얻어 올해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제작했다. 객차 안 마네킹들이 올 한해 가장 인기 있었던 의류와 액세서리로 맵시를 뽐내고 있다. 해러즈 백화점 제공
영국 런던의 해러즈 백화점은 증기기관차에서 영감을 얻어 올해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제작했다. 객차 안 마네킹들이 올 한해 가장 인기 있었던 의류와 액세서리로 맵시를 뽐내고 있다. 해러즈 백화점 제공
크리스마스 쇼윈도의 원조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프랑스 파리는 크리스마스를 한 달여 앞둔 11월 말부터 시간과 돈, 아티스트가 만나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데 분주해진다. 파리의 거리에서는 이미 아름다운 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는 크리스마스시즌에 맞춰 200여 개의 트리로 화려하게 장식된다. 이 트리의 조명은 30분마다 흰색에서 보라색, 빨간색, 주황색으로 화려하게 색이 바뀐다. 거리 곳곳에 놓인 반짝이는 기둥과 구슬은 거리의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배가시킨다.

파리의 유명한 갤러리 라파예트는 올해 ‘미녀와 야수’ 영화의 배경과 주인공들을 크리스마스 쇼윈도 안으로 불러왔다. 전면에 흩날리는 빨간 장미꽃을 손으로 거둬내면 야수의 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프랭탕 백화점은 프라다와 함께 ‘즐거운 집착’이란 주제로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장식했다. 순백의 눈이 흩날리고 반짝이는 별똥별이 우수수 떨어지면 순록이 끄는 산타의 썰매가 프랭탕 백화점 앞을 미끄러지듯이 지나가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번에는 영국으로 가볼까. 영국 역시 11월 초만 되면 유명한 쇼핑 거리인 옥스퍼드 스트리트나 코벤트 가든 등에서 세계에서 손꼽히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을 밝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 런던의 명물인 해러즈 백화점은 올해 영국의 증기기관차에서 영감을 받은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제작했다. 해러즈는 크리스마스 쇼윈도 제작을 위해 1억3800만 원어치의 의류와 보석을 사용했고, 총 60그루의 나무와 수백만 개의 전구를 투입했다.

증기기관차의 형태로 구성된 해러즈의 쇼윈도 열차는 전 매장을 쉼 없이 달려간다. 반짝이는 불빛 아래 각 객차 안에서는 마네킹들이 한 해 가장 인기 있었던 의류, 액세서리를 뽐낸다. 열차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득하다.

해러즈 측은 “매년 우리는 전 세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번 크리스마스 쇼윈도 제작을 위해 50여 명이 500시간 넘게 일을 했다”고 말했다.

▼ 글로벌 도시들, 상상 뛰어넘는 대작 만들어 관광객 유혹 ▼
홀리데이 스피릿의 정점, 뉴욕


미국 뉴욕의 고급백화점 삭스피프스에버뉴는 백화점 지붕에 살면서 크리스마스에 눈을 만들어 뿌려주는 요정 예티를 크리스마스 쇼윈도에 등장시켰다.
미국 뉴욕의 고급백화점 삭스피프스에버뉴는 백화점 지붕에 살면서 크리스마스에 눈을 만들어 뿌려주는 요정 예티를 크리스마스 쇼윈도에 등장시켰다.
뉴욕의 홀리데이 스피릿(연말 분위기)은 12월이 되면 절정에 이른다. 12월이면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호텔 방값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또 주요 관광명소마다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시 중심지의 건물들은 저마다 크리스마스 판타지를 펼쳐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전용 투어지도까지 만드는 곳이 바로 고급 백화점들이다. 버그도프 굿맨, 삭스피프스애버뉴 같은 고급 백화점들의 크리스마스 쇼윈도는 언제나 전 세계인의 기대와 화제를 모은다.

올해 뉴욕의 고급백화점 삭스피프스애버뉴에서는 백화점 지붕에 살면서 크리스마스면 눈을 만들어 뿌려주는 요정 예티를 3차원(3D) 그래픽으로 형상화했다. 또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바이올린 연주자 조슈아 벨과 뉴욕시 어린이 합창단이 3D 그래픽 쇼에 맞춰 공연을 하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유명한 삽화가의 작품으로 백화점 윈도 전체를 꾸민 곳도 있다. 뉴욕의 패션 명품백화점 헨리벤델은 오드리 헵번과 메릴린 먼로, 우디 앨런 같은 유명인의 모습을 미국의 유명한 삽화가 알 허시펠드의 3차원 그림으로 선보인다.

블루밍데일의 경우 쇼윈도를 통해 이탈리아와 중국, 프랑스 등 전 세계의 연말 분위기를 표현했다. 각 나라의 연말 시즌 음악과 함께 선물과 보석으로 꾸며진 각국의 랜드마크 도시를 표현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한류도시 서울의 크리스마스

미국 뉴욕의 패션 명품백화점 헨리벤델은 미국의 유명한 삽화가 알 허시펠드의 그림으로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꾸몄다.
미국 뉴욕의 패션 명품백화점 헨리벤델은 미국의 유명한 삽화가 알 허시펠드의 그림으로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꾸몄다.
요즘은 서울도 글로벌 도시들의 명성이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연말 거리 풍경을 자랑한다.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동을 먼저 둘러보자.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은 이곳에 자리 잡은 두 곳의 대형 백화점들이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 외관 조명장식을 시작으로 내외부를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로 대폭 단장했다. 올해 주제는 ‘크리스마스 파티’. 루돌프 사슴과 눈꽃을 모티브로 화려하면서도 재미있는 모습을 다양하게 연출했다. 건물 외벽은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로 장식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본점과 에비뉴엘, 러브릿지, 영플라자로 이어지는 화려한 조명과 눈꽃 모양의 대형 하트구조물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코스모노지 광장에는 대형 트리를 설치했으며 내부에 만화경이 움직이는 듯한 영상을 구현해 고객들이 트리 내부를 지나다닐 수 있도록 연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즐거운 우리집’을 주제로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삼았다. 본점 외관은 가족이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모습을 스토리로 담아 창문에 실루엣으로 표현했다.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눈꽃과 산타, 루돌프 모습을 연출했으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뜯거나 가족과 함께 트리를 만드는 장면들을 실루엣으로 만들어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하고 정겨운 크리스마스 풍경을 떠올리도록 했다.

신관과 본관 사이 길에는 자작나무 가지와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도심 한복판에서 따뜻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자작나무 아래를 걸으면 마치 은하수 아래를 걷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외부는 물론이고 내부도 다양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연출해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색 크리스마스 쇼윈도를 보는 즐거움


신세계는 올해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외벽 전체와 창문 실루엣을 따라 화려하고 아늑한 조명 장식을 설치했다.
신세계는 올해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외벽 전체와 창문 실루엣을 따라 화려하고 아늑한 조명 장식을 설치했다.
서울 곳곳에서는 개성을 살린 이색 크리스마스 쇼윈도가 벌써부터 화려한 불을 밝히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갤러리아 명품관이 대표적이다. 매년 새로운 콘셉트의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서울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은 올해 ‘당신이 빛날 때, You are the Inspiration’을 테마로 한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대형 트리는 유명 안무가 조지 발라신이 창작한 발레 공연 ‘주얼(Jewels)’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다이아몬드의 화려한 빛을 중심으로 에메랄드의 녹색, 루비의 와인색을 포인트 컬러로 현대적인 크리스마스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트리 높이는 15m로 대형 선물 상자를 쌓은 형태로 구성했고 특수필름을 활용해 보는 각도와 날씨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밤에는 조명 효과를 극대화해 훨씬 화려한 분위기가 난다.

보석에서 영감을 얻어 선물상자를 쌓아놓은 것 같은 이색적인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인 갤러리아 명품관.
보석에서 영감을 얻어 선물상자를 쌓아놓은 것 같은 이색적인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인 갤러리아 명품관.
보기 드문 이색 트리가 또 있다. 여의도의 IFC몰은 ‘드레스’를 테마로 24벌의 드레스와 조명등을 쌓아 올려 만든 ‘드레스 트리’를 선보였다. 총 12m 높이로 3개층 높이와 맞먹는 초대형 드레스 트리는 안쪽 조명등 사이로 드레스의 재질과 패턴까지 자세히 묘사해 쇼핑몰이라는 공간과 잘 어울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몰 곳곳에 드레스 모형을 콘셉트로 한 샹들리에를 설치해 연말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IFC몰은 매장 내부에 고목나무 숲길과 사슴이 끄는 썰매 등을 배치한 ‘눈내리는 IFC몰 산타마을’도 준비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매일 정시에 인공눈이 내리는 화이트 타임도 마련했다.

가까운 곳에서 연말 분위기를 손쉽게 만끽하고 싶다면 호텔만큼 좋은 곳이 없다. 연말 기간에 특별히 제작된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들을 구경하며 기분을 내보자.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의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동화 속 작은 마을’라는 콘셉트로 트리를 꾸몄다. 5개의 크고 작은 트리로 구성된 숲, 아기 예수님이 태어난 마구간 등으로 따뜻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표현한 것이 가장 큰 특징. 호텔 외부 분수대에는 ‘꽁꽁 언 겨울의 분수’ 콘셉트 아래 물이 흐르는 듯한 형태로 만들어진 LED 조형물을 설치해 따뜻한 겨울을 표현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은 호텔 곳곳을 꼬마전구와 ‘윈터 원더 랜드’ 콘셉트의 크리스마스트리, 약 5m 높이의 ‘진저브레드 하우스’와 형형색색의 비행기 모형 등으로 장식해 낭만적인 동화 속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게 했다.

박선희 teller@donga.com·황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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