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욕설 퍼부으며 극렬 저항… 이석기 구인장 집행 아수라장

권오혁 기자 입력 2013-09-05 03:00수정 2016-01-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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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포→구금 긴박했던 순간
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처리된 뒤 구인장이 집행되는 과정에서는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국가정보원 직원 60여 명이 이날 오후 7시 20분경 구인장을 집행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 520호실을 찾았지만 통진당 당원들과 보좌진의 강력한 저항으로 몸싸움이 벌어졌다. 통진당 관계자들은 구인장을 집행하려는 국정원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강하게 저항해 아수라장이 됐다. 통진당 김재연 의원은 몸싸움 도중 탈진했고, 취재기자 1명이 실신하기도 했다. 결국 오후 7시 45분에 경찰이 투입됐고 오후 8시 15분 이 의원은 변호사와 함께 국정원의 구인에 응했다. 이 의원은 구인되면서 “진실과 정의는 승리한다”고 말했다. 통진당 관계자들은 “민주 수호, 국정원 해체” 등을 연호했다. 국정원은 오후 8시 27분 이 의원을 차에 태워 국회를 벗어났다. 이 의원을 태운 차량은 오후 9시 23분 수원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이 의원은 이날 밤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됐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다른 의원들의 경우 다음 날 영장실질심사 때 출석한 뒤 구속하는 절차를 밟았지만 국정원은 이 의원이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례적으로 이날 신병을 확보했다.

이날 여야의 체포동의안 처리 방침이 알려지면서 국회는 새벽부터 숨 가쁘게 돌아갔다. 0시부터 국회 안팎에는 경찰 중대가 대거 투입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이 의원은 오전 2시 10분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이 국회를 둘러싸고 정문을 걸어 잠근 채 일반인을 통제하고 있다. 나머지 모든 문은 전경버스로 막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보당 당원들을 막기 위해서다. 체포동의안 강행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나 보다”라고 적었다. 이날 새벽 의원실을 나서며 만난 기자들에게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내 주장을 21.5%가 지지하고 있어. 아 놀라운…”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8시경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출근했다.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200여 명의 통진당 당원들을 향해서는 “동지들의 웃는 얼굴을 보니까 뭉클하다. 이 싸움은 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원들이 이 의원의 이름을 연호하자 여유 있는 미소를 띤 채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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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구인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 수사관과 통진당 당직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실신한 김재연 의원을 여경들이 구급차로 이송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본회의장에 입장한 후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이 의원은 자신의 신상발언 차례가 오자 상기된 표정으로 단상에 섰다.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에 대해 “제 개인에 대한 박해가 아니라 이 나라 정당정치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체포동의안이며 진보정치에 대한 체포동의안이다. 무죄 판결로 끝날 내란음모 조작에 국회가 동조하는 것은 역사에 두고두고 씻을 수 없는 과오로 기록될 것이다”면서 “꼭 부결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신상발언을 마치고 자리에 돌아온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시작되자 묵묵히 의원들의 투표를 지켜보다 다른 통진당 의원들과 함께 투표에 참가했다. 압도적인 표 차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본회의가 끝난 후 이 의원은 통진당 소속 오병윤 김선동 이상규 김재연 김미희 의원과 함께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왜 내란음모를 하느냐”며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다. 또 “거짓이 진실을 이기는 역사는 없다”며 “국민을 믿고 진실을 확신하며 내일의 정의가 승리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후 5시경 의원회관 내 사무실로 이동했다.

한편 이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5일 오전 10시 반경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영장실질심사는 오상용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담당한다. 이 의원이 심사를 받으면 밤늦게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이미 체포동의서를 발부한 만큼 구속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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