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피칭 X파일] 피칭 유희 유희관, 이제 떴다 이재학, 강속구의 강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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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1일 07시 00분


두산 유희관-NC 이재학-넥센 강윤구(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두산 유희관-NC 이재학-넥센 강윤구(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올 시즌 마운드 라이징 스타

프로야구에선 해마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팬들은 새로운 스타를 보며 즐거워하고 박수를 보낸다. 올해 마운드의 새로운 스타는 두산 유희관, NC 이재학, 넥센 강윤구다. 유희관은 올해 프로야구가 찾아낸 멋진 선발투수다. 5월부터 선발로 전향해 4승(1구원승 포함)을 거뒀다. 깔끔한 투구폼에서 구사하는 다양한 구종과 완벽한 제구력이 장점이다. 이재학은 NC의 창단 첫 승 투수다. 그의 체인지업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강윤구는 데뷔 5년 만에 10승 고지를 노리고 있다. 올해 벌써 6승(2패)을 올렸고 3.42의 준수한 방어율을 올리고 있다. 유희관, 이재학, 강윤구는 이제 시작이다.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내고 시즌 끝까지 순항하기를 기대한다.

두산 유희관

주무기 : 다양한 구종·제구력
현재 성적 : 4승 1패 1S 3홀드 방어율 2.60

완벽한 제구력으로 타자들 좌우로 흔들어
웬만한 변화구 다 던진다…투구폼도 예뻐

● 두산, 꿈꾸던 왼손 선발투수를 얻었다!


마치 지난해 노경은을 보는 듯하다. 노경은은 지난해 6월부터 선발로 전환해 12승을 거뒀고, 방어율 2.53으로 2위에 올랐다. 시즌 도중 선발로 전향한 유희관도 선발 적응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유희관은 5월 4일 LG전에서 처음 선발로 등판했다. 5.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5월 28일 사직 롯데전에선 패전투수가 됐지만, 6월부터는 완벽하게 던졌다. 6월 2일 잠실 넥센전에선 7이닝 3실점으로 2번째 선발승을 따냈고, 8일 대구 삼성전에선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9일 현재 4승1패1세이브3홀드다. 특히 선발로 나간 6월 이후 5경기에선 4차례나 7이닝 이상을 던지며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유희관은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다. 홈플레이트의 양쪽을 모두 사용한다. 구종도 다양하다. 커브, 슬라이더, 싱커, 체인지업으로 타자의 좌우를 모두 공격한다. 직구 스피드는 135km다. 빠른 공은 아니지만 느리지도 않다. 그의 직구에는 좋은 무브먼트가 실려 있다. 그의 직구를 전광판 숫자로 판단하는 타자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넥센 박병호는 “결코 치기 쉬운 직구가 아니다. 타석에 서면 훨씬 빨라 보인다”고 말했다. 유희관의 또 다른 장점은 좋은 투구폼이다. 하체 밸런스와 안정된 릴리스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다. 좋은 투구폼은 롱런의 발판이다. 앞으로 스피드 향상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다. 장충고 3학년 시절 그는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직구 스피드가 125km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도 폼은 예뻤다. 컨트롤도 좋았고 웬만한 변화구는 다 던질 줄 알았다. 지금 그의 스피드는 10km가 더 빨라졌다. 이제 그의 직구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상무에서 124이닝을 던지며 11승을 거뒀다. 어쩌면 그는 준비된 선발투수였는지도 모른다. 두산은 오랜 시간 꿈꿨던 좋은 왼손 선발투수를 얻었다.

NC 이재학

주무기 : 빠른 공·서클체인지업
현재 성적 : 5승 3패 1S 방어율 2.90

낙폭 큰 체인지업 구사 ‘신개념’ 사이드암
팀 창단 첫 승·최근 선발 7경기 모두 QS

● 이재학, 최고의 서클 체인지업을 던진다!

4월 11일 잠실 LG전을 이재학은 평생 잊지 못한다. 그날 이재학은 NC에 창단 첫 승을 안겼다. 개막 7연패 끝에 얻은 값진 승리였다. LG 타선을 꽁꽁 묶은 그의 결정구는 서클체인지업이었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툭툭 떨어지는 그의 서클체인지업에 LG 타자들은 꼼짝하지 못했다. 그의 서클체인지업은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다. 롯데 유먼과 SK 세든의 체인지업도 좋지만, 떨어지는 폭과 제구력에서 이재학이 앞선다. 그는 볼카운트를 잡을 때 느리면서 낙폭이 큰 체인지업을 던진다. 삼진을 노릴 때는 좀더 빠르고 예리한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보통 우투수는 좌타자에게, 좌투수는 우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지만 이재학은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한가운데서 떨어뜨린다. 그의 팔 높이는 사이드암보다 다소 위다. 어깨선보다 높고, 쓰리쿼터보다는 다소 낮다. 서클체인지업의 위력을 살리면서 좌우타자에게 모두 편하게 던질 수 있는 높이다.

서클체인지업을 최대한 살려줄 직구와 싱커도 이재학의 주무기다. 시속 145km 전후의 직구는 무브먼트와 제구력이 뛰어나고, 시속 135∼137km의 싱커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효과적이다. 멘탈도 강해졌다.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았던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공 하나하나를 던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선발로 나선 최근 7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수준급의 방어율과 더불어 0.230의 피안타율과 1.22의 WHIP(이닝당출루허용)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이재학의 등장은 새로운 사이드암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마치 단비와 같다.

넥센 강윤구

주무기 : 강속구·직구 무브먼트
현재 성적 : 6승 2패 방어율 3.42

150km 육박 직구 위력…빠른 공 승부 즐겨
1군 복귀 후 방어율 0.48 ‘특급 좌완’ 변신

● 강윤구, 데뷔 5년 만에 10승이 보인다!

2009년 데뷔 첫 해부터 강윤구의 직구는 돋보였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그의 빠른 공은 당시 최고 투수였던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의 직구와 비교되기도 했다. 그러나 강윤구는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다. 불안한 제구력이 발목을 잡았고, 2010년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제 그는 데뷔 5년 만에 10승을 바라보게 됐다. 7일 목동 LG전에서 6.2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시즌 6승째를 따냈다. 안타는 1개밖에 맞지 않았고, 삼진은 10개나 잡아냈다.

6월은 강윤구에게 위기였다. 6일 목동 삼성전과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속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이 두 경기에서 8.1이닝 동안 13개의 4사구를 허용했고,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1군 복귀전이었던 6월 26일 목동 SK전에서 5.1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군 복귀 후 3경기에서 방어율 0.48을 기록 중이다. 18.2이닝 동안 자책점은 1점에 불과하다. 7안타를 맞았고, 삼진은 무려 20개를 잡았다. 볼넷은 9개로 줄었다.

강윤구의 최대 매력은 빠른 공이다. 회초리처럼 휘어지는 왼팔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의 직구는 최고의 무브먼트가 담겨져 있다. 최근 그는 빠른 공 승부를 즐기고 있다. 상대가 노릴 때도 빠른 공을 던져 이겨내고 있다. 그 덕분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좀더 효과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 1군에 복귀한 뒤로 그는 훨씬 강해졌다. 가장 안타를 뽑기 힘든 투수로 등장했다. 최근 2명의 외국인투수 나이트와 밴 헤켄 두명이 흔들리고 있는 넥센으로선 강윤구의 달라진 모습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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