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바람난 남편 증거 잡으려 내연녀집 문 부수고 침입… 30대 만삭 女변호사 선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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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30대 여자 변호사 A 씨는 만삭의 몸으로 오전 2시부터 오후 1시가 훌쩍 지날 때까지 12시간 가까이 경기도의 한 아파트 문 앞을 서성댔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남편의 내연녀 B 씨의 주거지를 찾아온 것. A 씨는 당시 결혼한 지 6개월도 채 안 된 신혼이었다. 초인종을 눌러도 기척이 없자 A 씨는 경찰까지 불렀다. 집 안에서 아무 응답이 없자 경찰은 그냥 돌아갔다. 결국 A 씨는 망치와 드라이버로 현관 잠금장치를 부수고 들어갔다.

예상대로 남편은 B 씨와 집 안에 있었다. A 씨는 이불과 베개 커버, 수건, 속옷 등을 들고 나와 불륜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A 씨는 간통 혐의로 남편과 B 씨를 고소했지만, 자신 역시 주거침입과 특수절도 혐의로 B 씨에게 고소당했다. 불륜 현장이라 하더라도 적법한 절차 없이 남의 집 문을 부수고 들어가 물건을 꺼내온 게 화근이었다.

법원은 A 씨의 사정을 참작해 선처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장성관 판사는 26일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 유예했다. 장 판사는 “타인의 주거는 법원이 발부한 영장 없이 함부로 침입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만삭의 임신부였던 A 씨가 남편의 불륜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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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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