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직장의 신’으로 떴다? 혜수 누나, 고마워요”

  • Array
  • 입력 2013년 6월 7일 07시 00분


혼자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감독, 작가, 동료 배우들과 함께하는 호흡 등이 ‘최고’였던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이희준은 또 한 번 인생을 배웠다. 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혼자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감독, 작가, 동료 배우들과 함께하는 호흡 등이 ‘최고’였던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이희준은 또 한 번 인생을 배웠다. 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종영 ‘직장의 신’으로 성공가도, 이희준

혜수 누나, 후배·스태프들 매일 칭찬
촬영장 분위기 그야말로 최고…
좋은 관계가 성공 비결인 걸 깨달았죠

내 연기만 잘하는 것?
그게 가장 재수없는 일이더라고요

사람들은 묻는다.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소위 ‘대박’이 났으니 그야말로 ‘인생역전’이 아니냐고.

배우 이희준(34)은 되묻는다.

“연기 1∼2년 할 거 아니고, 앞으로 30∼40년은 더 해야 할 텐데. 한 해 농사가 풍년이라고 해서 ‘성공한 농사꾼’이라고 부르는 건 너무 성급하지 않나.”

사람들의 말처럼 이희준은 지난해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시작으로 ‘전우치’와 최근 종영한 ‘직장의 신’까지 성공가도를 내달리며 대중과 한층 더 가까워졌다. 호평 속에 막을 내린 ‘직장의 신’에서는 식품회사 와이장의 마케팅 영업지원부 팀장 무정한 역을 맡아 순박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 감동을 선사했다.

이희준은 지금까지 드라마 작업을 통해 작품의 성공은 단순히 좋은 연출과 대본, 좋은 배우가 있다고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배우들 사이의 화학작용, 소위 ‘케미’라는 것이 좋아야 가능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직장의 신’, 그 중심에는 김혜수라는 좋은 선배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앞서 김혜수는 스포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아낌과 사랑을 받는 기분이었다”는 말로 분위기를 대신했다. 이에 이희준은 “혜수 누나가 먼저 사랑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내가 먼저 사랑해야 (사랑을)받을 수 있다. 혜수 누나는 매일 다른 칭찬으로 상대 배우와 스태프를 격려했다. 한 신이 끝나면 감독에게 ‘희준씨, 이번 연기 너무 좋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식이다. 이미 수많은 작품을 경험한 그에게 후배들의 부족한 연기가 왜 눈에 보이지 않겠나. 그럼에도 늘 최고의 분위기로 이끌었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이희준의 평소 고민거리 중 하나다. “예민하다”는 말에 이희준은 “소심한 것이다”며 웃었다. 새 작품을 시작할 때 이희준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도 새로 만난 배우들과 맺는 관계다.

‘직장의 신’을 마치고 곧바로 영화 ‘결혼전야’ 촬영에 한창인 그는 “내 연기만 잘하는 게 가장 재수 없는 일인 것 같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 속에서 작품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대중, 그리고 매체들과 ‘관계’ 역시 고민이고 숙제다. 자신을 향해 부쩍 늘어난 관심이 부담스러워 진 게 사실이라는 그는 영화 ‘로마 위드 러브’ 속 로베르토 베니니의 에피소드를 꺼내며 “저란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겠다”고 말했다.

극중 로베르토 베니니는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스타가 되어 있다. 속옷 색깔부터 케첩이 묻은 양복까지 화제가 되면서 피곤한 삶이 이어진다. 그러나 시작이 그러했던 것처럼, 한여름 밤의 꿈처럼 인기가 사라진다. 허무함에 몸부림치던 그는 유명인 시절 자신의 운전기사를 우연히 만나고 그로부터 이런 얘기를 전해 듣는다.

“삶은 누구에게나 고통을 준다. 유명인이든 그렇지 않든. 그래도 유명인으로 사는 게 훨씬 낫다.”

영화 ‘결혼전야’ 촬영이 끝나면 이희준은 약 한 달 동안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그는 “새로운 곳에서 처음 맞이하는 풍경과 경험을 맛보고 싶다”고 했다. 무더운 여름의 여행이 끝나면 이희준도 ‘로마 위드 러브’ 속 로베르트 베니니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