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김조광수 “결혼식에 박대통령 초대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5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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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연인과 공개 결혼 계획을 밝힌 영화감독 김조광수(48) 씨가 자신의 결혼식에 박근혜 대통령을 초대하겠다고 밝혔다. 성소수자 인권 신장을 위해서다.

김조광수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동성 파트너와 결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문재인 의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초청장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 뜻은 다르지만 성소수자 인권을 앞당길 수 있다면 언제든 손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조광수 감독의 동성 연인은 19살 연하인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다. 레인보우 팩토리는 퀴어영화 전문 제작·수입·배급사로 김조광수 감독이 설립한 청년필름의 계열사로 지난 2011년 설립됐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오는 9월7일 열린다. 결혼식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조광수 감독은 "아주 공개적인 장소에서 식을 올리겠다.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라며 "가장 적합한 곳을 찾아서 이번 달 안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공개 결혼을 하는 이유에 대해 "동성애자에게도 이성애자가 가지고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전하고 싶었다"며 "우리 결혼에 대해서 찬반양론이 있다고 들었는데 우습다. 불법을 저지르는 게 아니고, 합법이 아닐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축의금을 모아서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센터를 만들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인권선진국에서는 이런 센터가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기관 지원으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한 곳도 없고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라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만 기다릴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축의금을 가능한 많이 모아야만 센터를 지을 수 있으므로 많이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식 이후에도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해 법적 투쟁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식 이후 혼인신고 절차를 거칠 것이다. 반려되더라도 헌법소원을 제기해 판단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해 국회의원을 접촉하고, 국민들에게 여론을 묻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의 결혼식은 공연, 영화상영, 전시회, 토크쇼, 세미나, 뮤지컬 등 각종 퍼포먼스로 다채롭게 구성될 예정이다.

지난 1999년 영화 '해피엔드' 제작자로 충무로에 발을 들인 김조광수 감독은 '와니와 준하', '질투는 나의 힘', '후회하지 않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외뢰인' 등을 제작했다. 2005년부터 연출자로 변신해 '소년, 소년를 만나다', '친구사이?',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등 주로 동성애를 다룬 한 영화를 만들었다.

김조광수 감독은 지난 2006년 개봉한 영화 '후회하지 않아' 시사회에서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했으며, 지난해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언론시사회에서 양가 부모님의 동의와 지지를 받게 되면 결혼식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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