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홍 반장(班長)'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1일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정치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했다.
홍 지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끌어 안고 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안 전 후보의 정치적 효용성은 이번 대선으로 끝났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선 투표 직후 미국 방문길에 오른 안 전 후보는 기자들 앞에서 정치를 계속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지사는 "안철수 전 교수가 이번에 패배한 가장 큰 이유도 기반이 없다는 것"이라며 "구름 위를 걷는 남자인데, 지금도 정치적 모호성이 그 사람을 상징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은 다른 지지층으로 옮겨갈 수 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잘하게 되면 그쪽으로 또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패배요인에 대해선 국회의원직 유지, 안철수 전 후보에 의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사퇴, 노무현 전 대통령 흉내 등을 꼽았다.
그는 "문 후보가 국회의원 사퇴를 하는 배수진을 쳐야 하는데, 도피처를 만들고 선거에 임했다. 두 번째 안철수에 너무 의존했다"며 "세 번째 이정희 후보가 사퇴하면서 중장년층이 뭉쳤다. 네 번째 선거 유세를 봤는데 시종일관 노무현 전 대통령 흉내를 냈다. 노무현 2기를 호소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열린 국정 수행을 꼽으며, 진행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를 차기 MBC 사장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그는 "열린 국정수행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며 "정권출범에 주도세력 역할을 했던 분들은 정권 초기에는 2선 후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합 역발상을 해야 하는데 통상적인 국정 준비로는 반대 지지자들의 마음을 가져오지 못한다"면서 "예를 들어 손 교수 같은 사람을 MBC 사장을 시켜야 한다"고 돌출 발언을 했다. 손 교수가 당황하며 말을 잘랐지만, 홍 지사는 "손 교수를 문화체육부 장관을 시키게 되면 그야말로 대통합 역발상"이라고 주장했다.
홍 지사는 경남 도정의 목표로 부패 청산과 재정 건전성 확보를 꼽았다. 그는 "경남도가 그동안 많이 부패했다. 공무원들의 자체 감사는 거의 덮어주는 감사여서 도정이 깨끗해질 때까지 감사 결과 적발되는 것을 전부 검찰에 수사 의뢰하겠다"며 강하게 말했다. 부채 청산과 관련해 "재정 사업을 해보려고 한다. 재정 사업을 통해 수익이 늘어나면 빚을 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에서 물러난 홍 지사는 올 4·11총선에서도 떨어지면서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했으나 지난 19일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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