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인사, 내년 1월중순 이후로 연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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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28일 공판 앞둬… ‘3.0 경영체제’ 개편도 늦춰

SK그룹이 사장단 및 임원 인사시기를 내년 1월 중순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이미 인사를 마무리한 삼성과 LG그룹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도 26일경 인사를 할 계획이어서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SK그룹의 인사만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최태원 회장의 선고 공판일이 28일로 정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SK는 지난해에도 12월 중 인사를 하려 했으나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시기를 늦춘 바 있다. 2009, 2010년에는 12월 중·하순 인사를 실시했다.

SK그룹은 11일 “사장단 인사는 내년 1월 16일경으로 예정하고 있다”며 “이후 임원 후속인사와 조직개편에 2주일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해 사업을 추진할 진용을 갖추는 시기는 내년 2월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부터 시작하는 ‘따로 또 같이 3.0’ 경영체제로 개편하려면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권을 넘겨받는 각 위원회의 위원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의 의장을 선임해야 하는 등 인사 요인이 많아 시간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 회장은 투자 결정권과 인사권 등 그룹 총수로서의 주요 의사결정권을 각 계열사에 넘겨주기로 하면서도 그룹 차원의 해외투자를 결정하는 글로벌성장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는 직접 맡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었다. 하지만 최근 이 자리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 회장은 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기로 하면서 채워야 할 자리가 더 늘어났다. 이에 따라 따로 또 같이 3.0 경영체제는 내년 2월에 가서야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여러 사정 때문에 내년 경영계획은 ‘안정 속의 성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그룹을 이끌어갈 각 위원회 위원장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안정성을 위해 내부 인사가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그룹 안팎에선 국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새해 사업 준비가 늦어지는 데 따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SK그룹은 내년 사업계획을 짜면서 신규 사업 투자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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