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국내 준대형차 시장을 겨냥해 신형 파사트의 가격을 현대자동차 그랜저와 비슷하게 책정하고 초도 물량 2000대를 들여와 적극적인 판매 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그랜저는 지난달 국내에서 6788대, 기아자동차 K7은 1075대가 팔렸다.
폭스바겐은 공식 출시에 앞서 지난 2일~6일 가망고객을 대상으로 신형 파사트를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사전 공개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실제 구매고객이 될 중년층이 주로 참석했다. 행사 관계자는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K7을 소유한 사람들이나,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 고객들이 신차의 관심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신형 파사트는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이다. 앞서 출시된 미국시장에서는 2011년 9월 이후 9개월 만에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기록 중이다.
국내에는 디젤과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며, 먼저 들여올 TDI 모델은 2.0리터 4기통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140마력에 최대토크 32.6kg.m을 발휘하고 6단 DSG 변속기를 장착해 뛰어난 연비(미국기준 17.0km/ℓ)를 보여준다. 가격은 4200만 원 초반에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이후 출시가 예상되는 2.5리터 가솔린 모델은 디젤보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으로 170마력의 5기통 엔진과 6단 팁트로닉 변속기를 장착했다. 판매가격은 3800만 원대다.
파사트가 3800만~4200만 원에 출시되면 그랜저의 3048만원~4348만원과 가격대가 겹치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신형 파사트는 유럽형과 미국형으로 나눠 개발됐으며 국내에 들여오는 모델은 차체와 실내공간을 키운 미국형이다. 차체는 이전 모델(전장 4765mm, 전폭 1820mm, 전고 1470mm)과 비교해 눈에 띄게 커졌고(전장 4868mm, 전폭 1835mm, 전고 1487mm) 휠베이스도 94mm 늘어나 동급 최고 수준의 무릎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역시 529리터로 넉넉하다. 그랜저(전장 4910mm, 전폭 1860mm, 전고 1470mm)와 비교하면 차체는 약간 작고 휠베이스도 42mm가량 짧다. 하지만 트렁크(그랜저 454리터)는 더 크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임에도 국내시장을 겨냥해 18인치 휠, 선루프, 핸들리모컨, 한국형 내비게이션, 비엔나 가죽시트, 버튼시동 스마트키, 풀 오토에어컨 등을 기본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파사트의 연간 판매 목표가 국산 준대형차에 준하고 이를 위해 파격적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적절한 가격 책정이 이뤄진다면 그랜저와 K7 등의 판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더 카 커넥션’은 신형 파사트를 소개하며 “놀라울 정도로 넓어진 뒷좌석 무릎공간과 하이브리드에 버금가는 연료효율성, 완벽하게 구성된 바디구조가 장점인 반면, 응답성이 떨어지는 5기통 엔진과 플라스틱이 너무 많은 실내,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풍절음과 노면소음은 단점”이라며 10점 만점에 7.8점을 줬다. 이와 함께 파사트의 미국 내 경쟁차종으로는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옵타마(국내명 K5), 혼다 어코드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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