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MBA 마치고 26세 정계입문… 감세-성장 중시
재무-외교-문화장관 역임… 경제회복-정치개혁 발등의 불
그리스 차기 총리 취임이 확실시되는 안도니스 사마라스 신민주당 대표(61·사진)는 일찍부터 보수파를 대표할 정치인으로 촉망받아온 인물이다. 그의 삼촌 게오르게 사마라스도 1950, 60년대를 풍미한 정치인이었다.
사마라스는 미국 애머스트대에서 경제학(1974년),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1976년)를 마치고 귀국한 이듬해 메세니아 지방에서 금배지를 달고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불과 26세였다.
그의 가정은 부유했고 민족주의 성향이 강했다. 작가였던 증조할머니 페넬로페 델타 씨는 1941년 그리스가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자 자결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마라스 대표도 유학 때 사교성은 좋았지만 보수적인 원칙주의자의 면이 강했다. 사회당 출신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전 총리는 애머스트대 유학 시절 룸메이트였다.
사마라스는 신민주당 정부에서 재무장관(1989년), 외교장관(1989∼1992년)을 거쳤고 2009년에는 문화장관도 역임했다. 정치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된 사건은 1992년 신민주당 내 대외노선 투쟁이 벌어졌을 때다. 그는 당을 뛰쳐나와 더 우파적이고 강경한 ‘정치의봄’ 당을 만들었다. 그와 지지자들의 탈당으로 신민주당은 의석수가 줄어 정부가 무너졌다. 하지만 이후 두 번의 총선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당이 지지부진하자 11년 만인 2004년 총선 전 당을 해산하고 다시 신민주당으로 돌아왔다.
2009년 총선에서 신민주당이 사회당에 패배한 후 대표 경선에 나서 승리했다. 2004년 정권을 잡은 친구이자 사회당 소속인 파판드레우 당시 총리로부터 입각을 권유받았지만 “사회주의자가 될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는 ‘감세와 성장’을 중시하는 경제전문가다. 하지만 지금은 가혹한 긴축과 고통을 견뎌야 하는 위기가 앞에 있다. 당장 채권단과의 재협상을 통해 국민이 수긍할 만한 구제금융 조건 완화책을 내놓아야 한다. 부정부패의 상징이며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정치권을 어떻게 개혁할지도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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