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브아솔 콘서트, 4人4色 황홀한 하모니 “멘트마저 잘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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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1일 0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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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아이드소울 콘서트 현장. 사진 제공=산타뮤직
브라운아이드소울 콘서트 현장. 사진 제공=산타뮤직
멘트는 끊기고 또 끊겼다.

마음이 앞선 영준은 어떻게 마무리 할 지 생각하기 전에 멘트 먼저 내뱉고, 정엽은 이를 수습할 생각인 건지, 놀리려는 심산인지 대화를 더 산으로 끌고 간다. 가운데에 선 나얼과 성훈은 노래 사이 잠시 일시정지 버튼이 눌린 듯 우두커니 서있다.

네 사람의 대화를 듣다보면 관객석의 편안한 자리도 줄곧 좌불안석 초조한 자리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들의 어색한 진행은 자칫 인간미 없을 뻔한 콘서트에 사람 냄새를 풍기게 했다.

4人4色. 너무나 달라서, 너무나 완벽했던 네 남자, 브라운아이드소울(정엽, 나얼, 영준, 성훈)의 라이브음반 발매기념 콘서트 ‘소울 라이브(SOUL LIVE)’ 현장에 다녀왔다.

▶귀가 황홀한 ‘진짜 콘서트’

브라운아이드소울 멤버들은 “요즘 자주 뵙게 돼서 좋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바로 지난달인 2011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 콘서트를 열고, 그 전에도 꾸준히 전국을 돌며 콘서트를 이어왔다. 멤버 개별로도 솔로 활동을 하며 정엽은 지난 10월 솔로 콘서트를 여는 등 지속적으로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만나고 있는 것.

잦은 콘서트에도 1월 28일, 29일 양날에 걸쳐 진행된 콘서트에는 2만 여명의 관객들이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음악을 듣고자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가득 매웠다.

‘Blowin my mind’로 공연의 문을 연 브라운아이드소울은 ‘바람인가요’, ‘정말 사랑했을까’, ‘똑같다면’, ‘Brown City’ 등 감미로운 멜로디와 환상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명품 곡들을 선보였다.

네 명의 색다른 보컬이 노래의 앞부분을 다양한 색깔로 수식하고, 후렴구에 함께 모여 폭발하는 천상의 하모니는 각각의 곡에서 화려하게 빛을 냈다. 귀가 황홀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진짜 콘서트’ 다웠다.

▶솔로 활동으로 다져졌다…완벽한 개인무대

브라운아이드소울은 그룹 활동 외에도 모든 멤버가 솔로 앨범을 내고 개인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말 막내 성훈과 정엽의 솔로 앨범에 이어 바로 지난 20일 발매한 영준의 솔로 앨범까지.

이들은 각기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해 그룹 앨범과는 또 다른 느낌의 솔로 앨범을 제작하고, 활동하며 각자의 솔로 무대를 다져왔다. 그만큼 더욱 기대를 모았던 이들의 개인 무대.

성훈의 파격적인 선곡과 섹시한 안무가 돋보인 ‘A song for you’, 정엽의 애절한 감성이 녹아든 솔로곡 ‘잘 몰랐었다’와 영준의 편안한 멜로디가 돋보이는 솔로곡 ‘꽃보다 그대가‘와 ‘그땐 그땐 그땐’ 등 한층 다양해지고 단단해진 개인무대는 더욱 풍성해진 콘서트의 묘미를 선사했다.

이어 정엽과 성훈의 ‘You are my lady’, 나얼과 에코브릿지의 ‘첫째 날’ 등 두 사람의 조화가 낳는 색다른 무대도 또 다른 음악적 즐거움을 전했다.
브라운아이드소울 콘서트 현장. 사진 제공=산타뮤직
브라운아이드소울 콘서트 현장. 사진 제공=산타뮤직

▶“나얼아, 말 좀 해봐”…“날씨가 춥죠? 저는 검은색 내복을 입어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완벽한 콘서트는 횡설수설하는 멘트로 완성이 된다.

영준은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안녕하세요”를 새롭게 외치고, 나얼은 뜬금없이 날씨 이야기를 시작해 내복 이야기로 이어지며 “저는 검은색 내복을 입습니다. 한번 입으면 벗기 힘들더라고요”라는 수습할 수 없는 멘트로 정점을 찍는다.

정엽은 MBC ‘푸른밤’ 라디오DJ로서 경력이 쌓인 만큼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능글맞은 멘트들을 이어나갔다. 마지막에는 “여러분이 돈을 내신 것은 딱 여기까지입니다. 더 듣고 싶으시면 돈을 더 내세요”라는 등의 거침없는 멘트를 던지기도 했다.

공연 사이사이 콩트로 엮은 영상도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이 처음 결성되던 시기를 재연한 영상은 흑백의 화면에 촌스러운 의상, 멤버 각각의 개성이 담긴 유쾌한 대사들로 웃음과 동시에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편으로는 완벽해서 다른 한편으로는 어색해서 더 좋은 브라운아이드소울만의 콘서트. 그들만의 뚜렷한 색깔의 또 하나의 계절을 따뜻하게 물들여 놓았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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