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軍 “김정은, 비대칭전력 도발 우려 높다”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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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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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 구도 가시화된 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발생… 기뢰-디도스-테러 대비 강화

‘젊은 후계자가 일으킬지 모를 예측불허의 비대칭 도발에 대비하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최고 권력자로 등극하면 비대칭 전력으로 더 대담하고 치밀한 대남 도발에 주력할 것이라는 우려가 군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김정은 후계체제를 구축하면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비롯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비대칭 전력을 활용해 허를 찌르는 기습도발을 잇달아 감행했다. 이런 도발은 한국 영토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노렸다는 점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해상교전 같은 기존 도발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더욱이 이런 비대칭 도발에는 김정은의 직간접적인 개입설이 제기돼 왔다. 대북 매체인 열린북한방송의 하태경 대표는 “김정은이 2007년부터 사이버테러 부대를 관할하면서 디도스 공격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 사망 직후 군 당국이 대북 정보작전태세인 인포콘(INFOCON)을 5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한 것도 사이버테러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북 매체들은 북한 당국이 지난해 연평도 도발을 ‘김정은 혼자서 미군 군사가(전략가) 70명을 상대로 거둔 최대 승리’라고 선전하거나 김정은이 교전으로 사망한 북한 군인들에게 영웅 칭호를 수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김일성군사종합대 포병학과를 2년 동안 다녔고, 지난해 초엔 서해 포사격을 직접 지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보당국도 김정은을 추종하는 군부세력이 모종의 지침을 받고 비대칭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김정은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올라 군권을 장악한 뒤 내부 결속을 위해 또다시 예측하기 힘든 형태의 비대칭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도발 주체를 알 수 없도록 사고를 가장한 도심 폭탄테러나 주요 기반시설 파괴, 잠수함으로 한국의 주요 항만에 대한 기뢰 설치, 디도스 공격 같은 사이버 테러를 예상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이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한 권력 공백을 최단시간 내 추스르고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충격요법’을 쓸 수 있다”며 “젊고 유능하면서 담대한 후계자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해 비대칭 도발을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 비대칭 전력 ::


상대방의 우위 전력을 피하면서 약점이나 급소를 공격할 수 있는 전력. 전차나 야포 같은 재래식무기가 아니라 핵·화학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WMD), 특수부대, 사이버전력 등을 꼽을 수 있다. 비대칭 전력은 고가의 첨단 재래식전력을 갖춘 상대방에 낮은 비용으로 더 효과적인 타격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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