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서구세계 맛본 김정은, 덩샤오핑처럼 문 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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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유학한 나이키 마니아… 개방프로젝트에 힘 실을 수도

김정일의 전속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 채널A ‘굿모닝! 채널A입니다’ 방송화면.
김정일의 전속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 채널A ‘굿모닝! 채널A입니다’ 방송화면.
김정은이 10대 후반에 3년 동안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를 다닌 경험이 북한 경제의 개방 개혁으로 이어질까.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유학파’인 김정은이 중국 경제의 개방 개혁을 이끌었던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앙군사위 주석의 뒤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덩샤오핑은 청년 시절 5년간 프랑스에서 유학하면서 서구 세계에 눈을 떴는데 김정은도 1998∼2000년 스위스에서 유학을 하면서 서방 세계를 상당히 많이 접했고 서구 국가들의 풍족한 생활을 목격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미국프로농구(NBA)에 심취해 LA 레이커스에서 뛰고 있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광 팬’이었으며 미 신발 메이커인 나이키사의 비싼 농구화를 수집할 정도여서 미국을 보는 눈도 윗세대와는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널A 뉴스]“장군은 종합병원, 대장동지는 리더십 있어” 김정일 전속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인터뷰 영상 보러가기

아버지 김정일이 겨우 첫발을 내디딘 황금평·위화도 경제개발지구와 나선경제특구 같은 개방 프로젝트를 더욱 강하게 밀어불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는 북한 경제의 개혁과 개방을 통해 북한 체제를 경제적으로 안정시키고자 하는 중국의 입김이 많이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러시아에서 북한을 경유해 한국까지 이어지는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러시아가 경제교류 증진을 위해 110억 달러에 이르는 옛 소련 시절 채무를 탕감하려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점도 북한 경제가 개방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특히 김정은이 무기와 마약 판매 등 불법적 수단으로 외화를 벌어야 하는 북한의 현 상황을 개혁 개방을 통해 타개하려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관론자들은 북한의 통치이념이면서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주체사상’이 중국식 개혁 개방에 나설 수 없도록 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으며 여전히 고립의 길을 택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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