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 폐지’ 힘겨루기]與 “당 불협화음에 靑까지 불쑥…”

겉으로는 “의견 낼수 있다” 속으로는 “논의 위축 우려”

6일 청와대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능 폐지 반대 의견에 대해 한나라당은 겉으로는 “청와대도 얼마든지 의견을 낼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가뜩이나 이 문제로 당내 불협화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불쑥 의견을 낸 데 대한 불만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원내대변인이자 사법개혁특위 위원인 이두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행정부 외청(대검찰청)의 한 부서 존폐를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행정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청와대의 의견이 여당 의원들에게 ‘지침’처럼 하달되는 시기가 아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사개특위 위원 가운데 중수부 폐지에 가장 적극적인 주성영 의원은 ‘중수부 폐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청와대 의견에 “우리(국회)도 충분히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청와대든, 검찰총장이든 의견이야 얼마든지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당직자는 “당내 의견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먼저 의견을 내면 아무래도 논의가 위축되지 않겠느냐”며 “법무부 장관을 통해 당정협의 때 우회적으로 청와대의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는데 너무 성급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