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볼 코치 “머니? 아이 돈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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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7일 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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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볼 코치(오른쪽)와 박태환.
마이클 볼 코치(오른쪽)와 박태환.
한국 스포츠를 거쳐 간 수많은 외국인 지도자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를 남긴 지도자를 꼽으라면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축구대표팀을 맡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현 터키축구대표팀 감독)이 단연 돋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탁월한 지도력으로 태극전사 23명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세계 4강 신화를 이뤘다. 그는 월드컵 이후에도 자신이 감독으로 있는 네덜란드 프로축구 아인트호벤으로 박지성과 이영표를 불러들여 유럽 무대로 진출시켰다.

히딩크 감독 이후 한국축구는 한 단계 성장을 했고, 2006년과 2010년 월드컵에도 잇달아 진출하며 원정 대회 사상 첫 16강을 이루기도 했다.

프로야구에서는 미국 출신 존 로이스터 감독이 올 시즌에도 바람을 일으켰다. 로이스터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야구 도시'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야구 열풍을 이끌었다.

이런 탁월한 외국인 스포츠 지도자들의 한 가지 특징은 능력만큼 확실하게 대가를 챙긴다는 점.
거스 히딩크 감독.
거스 히딩크 감독.

히딩크 감독도 한국축구대표팀을 1년 6개월 간 맡으면서 연봉을 포함해 거액을 받았다. 그는 한국축구를 맡기 전부터 이름이 알려진 지도자였지만, 2002 월드컵 이후에는 유명세가 더해져 호주와 러시아대표팀과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 팀 감독 등을 거쳐, 터키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로이스터 감독도 2008년 롯데를 처음 맡아 포스트시즌에 진출 시킨 뒤, 2010시즌에는 1년 동안 재 계약금을 포함해 약 60만 달러(약 6억8000만원)를 받았다.

한국수영의 간판스타인 '마린 보이' 박태환. 그가 지난해 로마세계선수권대회에서 노 메달에 그친 부진을 딛고 아시아경기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부활했다.

박태환의 재기를 이끈 공로자는 호주 출신 마이클 볼 코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호주수영대표팀을 맡았던 볼 코치가 1월부터 박태환을 지도하면서 침체의 수렁에 빠진 '마린 보이'를 끌어올린 것.

그런데 지난해 볼 코치를 영입하기 위해 접촉을 했던 대한수영연맹과 박태환을 전담하는 SK텔레콤스포츠단 관계자들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마이클 볼 코치.
마이클 볼 코치.

호주 브리즈번에 있는 볼 코치의 집까지 찾아간 관계자들은 계약 조건을 제시했는데 며칠 뒤 이메일을 통해 대한수영연맹에 날아 온 볼 코치의 요구액이 예상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었기 때문이었다.

관계자들은 혹시 '0' 하나를 실수로 빼먹은 것이 아닌지 이메일을 다시 보고 또 본 뒤 재차 그 금액이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1월 입국해 계약서에 사인을 마친 볼 코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돈보다 박태환이다. 그를 가르치고 싶어 받아들인 것"이라고.

이런 볼 코치와 함께라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박태환이 금메달 2~3개를 노려볼 만하지 않을까.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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