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 현장 르포]노사협상 테이블 오른 ‘배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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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식당 등 공급부족 해결방안 협의… 슈퍼마켓선 김치 품절현상

‘배추 대란’이 노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30일부터 노사 실무협의회를 열고 있다. 안건은 배추김치 제공 여부. 근로자 4만1000여 명이 하루에 3∼4t의 김치를 소비하는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외주업체가 이번 주까지 제공할 배추김치 물량은 있으나 10월 4일부터는 대책이 없다며 회사 측에 해결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 회사 측은 주요 부식을 변경하게 되면 사전에 노조에 알려야 하기 때문에 노사 실무협의회를 열었다.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회사 식당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배추는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하루 유통되는 물량과 비슷하다”며 “가격도 가격이지만 배추를 공급받지 못해 김치를 내놓지 못할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노사는 30일까지 3일간 실무협의회를 열어 배추김치 공급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사 구내식당에서 3만4000여 명의 근로자가 하루에 소비하는 김치량은 역시 3∼4t이다. 노사는 배추김치 물량 확보가 어려운 다음 주부터는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나 열무김치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배추 대란은 ‘포장김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추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포장김치 생산업체들이 김치를 만들지 못해 일부 대형마트 및 슈퍼마켓에서는 포장김치 품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상당수 이마트 매장에서는 2kg 이상 중포장 김치가 오전 중에 매진이 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배추값이 워낙 비싸다 보니 포장김치를 찾는 고객이 늘어 매출이 작년 대비 30% 이상 높아졌지만 공급이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 월드점의 경우 29일 판매분 1000개를 업체에 발주했는데 400개밖에 납품을 받지 못했다”며 “업체들도 배추를 구하지 못해 생산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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