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엄태웅 “고현정 선배한테 프러포즈 받았죠”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16:26수정 2010-09-0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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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에이전시\'의 주연배우 엄태웅은 영화처럼 사랑을 이뤄주는 에이전시가 있다면 이용해 볼 것 같다고 말했다. 전영한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해 MBC '선덕여왕'에서 김유신 장군을 연기했던 엄태웅(36)이 올 가을 로맨티스트가 되어 돌아왔다. 로맨틱 코미디 '시라노; 연애조작단'(김현석 연출)에서 훈남으로 변신한 것.

프랑스의 희곡 '시라노'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 영화는 의뢰인의 부족한 연애 기술을 채워주고 때로는 인연을 조작하는 연애 조작단 '시라노 에이전시'를 주무대로 한다.

엄태웅은 에이전시의 운영자 병훈 역을 맡았다. 이론에는 밝지만 자신의 감정은 어쩌지 못하는 남자다. 잘 나가던 사업은 펀드매니저 의뢰인 상용(최 다니엘 분)이 자신의 옛 애인 희중(이민정)과 사귀게 도와달라고 찾아오면서 꼬이고 여기에 민영(박신혜)까지 가세하면서 사건은 더 커진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엄태웅은 "사랑에 서툴고 사랑을 잘 모른다는 점은 병훈과 비슷하다"며 웃었다. 그는 함께 출연한 배우 이민정(28), 박신혜(20)에게 "결혼하자"고 장난친 일, 최다니엘(24)과의 '데이트'에 얽힌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또한 '선덕여왕'에서 숙적 미실로 나온 고현정(39)과의 각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주요기사
7월 5일 연희동의 한 주택가에서 총 49회차, 2개월여의 촬영을 끝냈다.

▶ "나랑 결혼하자"…이민정 박신혜 화들짝

-기자 시사회 때 박수와 웃음소리가 매우 컸습니다.

"기분 좋죠. 언론 시사회는 특히나 딱딱해서 긴장되는데 일반 시사처럼 많이 웃어주고 나중에 평도 재밌다고 해서 기분 좋죠. 영화 잘 선택했고 찍으면서 재밌었는데 영화도 잘 나왔어요."

-영화에 엄태웅 씨의 애견 '진돌이'가 나온 것 같습니다. 맞나요?

"강릉 앞바다 해변에서 작전하는 데 감독님이 개 한 마리가 필요하다고 해서 데려갔죠. 가끔 현장에 데리고 나갔었는데, 좋아했어요."

-병훈처럼 공적인 관계에서 사적이 감정이 피어오른 적이 있었나요?

"한번 생각은 해 보죠. 여배우들이 다 예쁘니까."

-김현석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엄태웅 씨가 촬영 도중 이민정, 박신혜 씨에게 들이댔다고 하던데요.

"일종의 '자학 개그' 같은 거죠. 신혜한테 '결혼하자'라고 장난치면 반응이 재밌어요. 민정이한테 결혼하자고 하고, 그렇게 편해지고 웃기도 한 거죠. 신혜랑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까 더 자주 장난을 친 것 같아요."

-고현정 씨 스타일이네요.

"현정누나도 (저랑) 결혼하기로 했어요."

-고현정 씨가 '선덕여왕' 팀 중에는 김남길 씨한테만 그런 말을 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조인성, 천정명, 김남길에 이어 '고현정에게 프러포즈 받은 남자' 리스트에 엄태웅씨가 추가된 건가요?

"현정이 누나는 가끔 만나서 술 먹고 얘기가 잘 통하고 재밌는 얘기하다 보면 '야, 우리 결혼하자~' 이래요. (웃음)"

▶ '선덕여왕' 배우들과도 여전히 '절친'

-얼마 전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고현정 씨랑 '알까기' 대회도 치렀는데 엄포스도 미실 앞에선 주눅이 드나요? 일방적으로 졌어요.

"그게 안 되더라고요. 흐흐. 이기고 싶었어요. 일부러 진 건 아니에요."

-편파 해설이 있었어요. 진행자 최양락 씨가 엄태웅 씨 피부가 칙칙하다면서 고현정 씨와 비교했죠.

"그건 뭐 재밌자고 한 거고. 저도 현정이 누나가 나간다고 해서 나간 거고 재밌었어요."

-'선덕여왕' 당시 붙어 다니던 동생들과 자주 연락 하나요?

"류담이나 상욱이와는 연락을 자주 해요. 남길이는 영화 개봉 축하한다고 조금 전에 문자를 보내왔고요. 답장 보냈어요. 퇴소 축하한다고."
-이번에도 최 다니엘 씨와 촬영 쉬는 날 데이트를 즐겼다고 하던데요.

"둘 다 애인도 없고 심심하고. 딱히 밥 먹을 사람도 없는데 밥 먹자고 하면 좋잖아요? 밥 먹고 영화보고 헤어지고 진짜 데이트를 했어요.(웃음)"

KBS2 드라마 '부활'(2005년) 이후 진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엄포스'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의 역할은 다소 '찌질한' 구석이 있다. 상용의 작업을 망치려 들거나 그를 도발해 물어뜯고 뒹굴며 개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늘 카리스마 있거나 진지한 역할을 해오다가 이번에는 조금 다른 역할을 연기했어요.

"편하고 좋았어요. 시나리오도 재밌었고 역할도 공감이 갔고 사람들은 의외라고 할지 몰라도 만족해요."

-최 다니엘 씨와 싸움 같지도 않은 유치한 결투를 했어요.

"싸움이 다 그렇죠. 뒤엉켜서 힘센 놈이 이기는 거죠. 격투기를 배운 사람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남자들의 싸움은 개싸움이에요. 시나리오의 느낌도 그래요. 연기적으로는 몸으로 부딪히고 몇 번 가다 보니까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신이었어요."

-혹시 '엄포스'라는 별명이 버거운가요?

"이제는 별로 쑥스러운 것도 낯선 것도 없고 편해요. '부활' 때부터 생겨서 이제는 이름만큼 자연스러운 별명이에요."

'시라노; 에이전시'의 배우 엄태웅. 전영한기자 scoopjyh@donga.com

▶ 믿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믿는 것

-엄태웅씨는 '김현석 감독이 남자들을 측은하게 만드는 데 있어 1인자'라고 평했어요. 병훈이가 가장 측은할 때는 언제였나요?

"상용이와 희중이 키스하는 걸 보고 돌아설 때죠. 찍으면서 뭔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어요."

-희중이에 대한 병훈이의 감정은 정체가 뭔가요?

"병훈이는 끝까지 좋은 사람인 척하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희중이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그런 것에 대한 미안함과 상용이에 대한 질투, 미련이 뒤섞여서 사랑이라고 착각한 게 아닐까 싶어요."

-민영 역의 박신혜 씨는 영화에는 안 나오지만 병훈이는 결국 민영이와 잘 될 것이라고 낙관했어요.

"잘될 수도 안됐을 수도 있어요. 두 사람 사이에도 대학 다닐 때부터 어떤 인연이 있죠. 하지만 병훈이가 누군가에게 쉽게 정착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기에 우여곡절이 많을 것 같아요. 잠깐 사귀었을 수도 있지만 끝까지 잘 되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신혜 씨는 1990년생이더군요. 어린 친구와 멜로는 어땠나요?

"좋았죠. 처음에는 너무 어린 친구라서 아저씨와 조카 같은 느낌을 주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나중에 화면을 보니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도 열심히 하고 연기도 잘하고, 나이가 적다 보니 연애에 대한 경험은 많지 않아서 신혜 씨가 많이 힘들어한 측면은 있었지만 잘해나간 것 같아요. 신혜 씨가 영화에 상큼한 느낌을 준 것 같아서 좋아요."

영화 속에선 사랑에 대한 명대사가 많이 나온다. '여자란 질투를 느끼는 여자의 남자를 빼앗고 싶은 본성이 있다', '남자가 두루뭉술 미안하다고 할 땐 뭐가 미안한지 모르는 거다', '헤어진 연인은 다시 만나도 결국 같은 이유로 헤어진다' 등. 그에게 가슴에 남는 대사를 하나 뽑아달라고 했다.

"제 대사 '조금만 더 사랑하면 다 해결될 부분인데', '믿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믿는 거다'를 들고 싶어요. 단순히 멋진 대사가 아니고 연인들이 알아야 할 말 같아서요."

'시라노; 에이전시'의 배우 엄태웅. 전영한기자 scoopjyh@donga.com

▶ 결혼하고 싶은 남자 엄태웅, 이상형은 '편한 사람'

-임자 없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추석이 다가옵니다.

"다행히 영화 홍보와 SBS 드라마 '닥터 챔프' 촬영으로 바쁠 것 같아요. 드라마 대본이 5권까지 나와서 다른 분들은 찍고 있는데 저만 지금 홍보 때문에 못 찍고 있어요. 곧 들어갈 겁니다."

-정말 사랑이 조작 가능할까요?

"어느 정도는 된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만나다가 '속았어' 하는 게 서로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포장을 하니까요. 그런 것도 조작이라면 조작이죠. 하지만 그게 영원할 수는 없겠죠."

-다시 사랑이 온다면?

"온다면 사랑을 해야죠. 혼자 살 것도 아니고. 결혼하려면 턱없이 빨리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 인연이니까. 다만, 공개 연애는 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요?

"그냥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봐줄 수 있는 사람, 편한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잖아요?
"네. 일본에도 많이 있어요. 국적과 언어의 차이만 있을 뿐 한국 팬과 일본 팬은 똑같은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의 코드는 비슷한 것 같아요. 솔직히 우리 팬들은 다 양반들이에요. (웃음)"

-이번 작품으로 상 욕심은 없나요?

"상 받으러 가는 건 싫어요."

영화 속 병훈이는 시라노 에이전시를 접고 본래 자기가 하고 싶었던 연극 연출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엄태웅의 종착점은 어딜까.

"배우는 좋아하는 일이고 제 직업이지만 앞으로 어디로 정착하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이러다가 다른 걸 할 수도 있고…. 하지만 지금은 연기가 제 일이니까 여기에 최선을 다해야죠."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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