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집중분석]감독으로 변신한 日 ‘원조 꽃남’ 오구리 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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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2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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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5일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 톱스타 오구리 슌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여성 팬을 확보한 그가 19일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소식은 각 연예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특히 20일엔 SS501 출신 김현중과 함께 식사를 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해 한일 양국에서 화제를 모았다.

오구리 슌이 김현중과 만난 것은 두 사람이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일본판과 한국판에서 같은 배역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김현중이 맡은 '지후 선배'는 일본 원작에선 하나자와 루이로 나오며 오구리 슌은 일본판에서 이 역을 맡아 인기를 모았다.


그는 일본에선 보기 드물게 키가 184cm에 이르는 '장신 배우'다. 순정만화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 호리호리한 몸매와 긴 팔다리는 일본판 '꽃보다 남자'에서 오구리 슌이 하나자와 루이에 빙의한 것 같은 느낌을 줬다.

키가 큰 데다 평소 패셔니스타로도 유명해 모델로도 각광받았다. 소니에릭슨, 시세이도 우노, 산토리 등 대기업 광고는 물론, 일본 패션잡지에도 단골로 등장했다.

오구리 슌은 '꽃보다 남자'를 통해 톱스타가 됐지만 그 이전에도 'GTO'(1998년) '고쿠센'(2002년) 등 일본 청춘물과 트렌디 드라마에 단골로 출연하며 이미 유명한 배우였다. 반항적인 고등학생, 청각장애인, 부잣집 도련님 등 연기의 폭도 넓었고 최근엔 사극과 형사 드라마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서 방문했다. 자신이 처음 메가폰을 잡은 영화 '슈얼리 섬데이'를 영화제를 통해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이다.

'슈얼리 섬데이'는 오구리 슌의 감독 데뷔작이다. 고등학교 밴드부원 5명이 학교 축제를 취소하려는 학교 측에 반발해 교실에 폭탄을 설치했다가 퇴학당하고 나서 3년 만에 다시 만나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청춘영화다.

이 영화는 17일 일본에서 개봉했으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도 소개됐다. 그는 20일 한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고교시절을 자유롭게 보냈는데 돌이켜보면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시절이었다. 영화에서 청춘의 행복한 시간을 표현하려고 했다"면서 "일본 젊은이들이 어디로 갈진 모르겠지만 에너지를 듬뿍 가졌다는 것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제 배우 겸 감독으로 새로운 영화 인생을 살게 된 그는 한국 영화 '똥파리'의 열렬한 팬이다. 오구리 슌이 지난해 일본 도쿄필름엑스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똥파리'가 올해 일본에서 개봉하자 직접 극장을 찾아서 관람하고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는 소식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측에 부탁해서 19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양 감독과 밤에 만나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 확실히 아이돌 출신의 또래 일본 연기자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스타라는 점이 드러난다.

오구리 슌은 일본 TV 드라마, 영화, CF 등 대중문화를 통해 톱스타가 된 이후에도 연극 무대에 꾸준히 서면서 자신의 연기 영역을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다. 영화감독에 도전하기 이전엔 액세서리 디자이너에 도전하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범상치 않은 경력들을 볼 때 그는 키 크고 잘 생긴 톱스타보다는 일본 대중문화계를 선도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하려는 욕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팔방미인'이기 때문인지 내로라하는 여자 톱스타들과 열애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일본에선 '바람둥이' 이미지로도 유명하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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