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3년만의 정규 1집, "첫 정규 앨범인 동시에 베스트 앨범" ● '로또'같은 '꽃남' 이미지, 이젠 벗어내야 할 때 ● '까불지마'로 새로운 티맥스 보여주고파
▲ 동영상 = 돌풍예고 그룹 티맥스 ‘까불지마’
<촬영 : 이철 동아닷컴 기자>
"까 까 까 까불지마! 안녕하세요 티맥스입니다." 그룹 소개를 부탁하자 강렬한 인사말이 터져 나왔다. 우렁찬 인사와 동시에 네 남자가 한 대 칠 것 같이 손까지 올리니 기자도 저절로 움찔했다(손을 올리는 동작은 '까불지마' 안무 중 하나다). 그러고 보니 많이 달라졌다. 세련된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섰던 신민철은 힙합 헤어스타일로 변신했고 김준은 금발로 염색했다. 이번 앨범으로 팀에 새로 합류한 주찬양과 박한비는 풋풋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뿜어냈다.
신민철(30) 김준(26) 주찬양(22) 박한비(20) 네 남자가 뭉친 '티맥스'가 정규 1집으로 돌아왔다. 아니, 다시 태어났다. 정규 앨범 발매일인 7일 만난 티맥스는 앨범을 건네며 "지금 방금 나온 따뜻한 앨범인데 날씨가 더워 더 따뜻해졌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룹 티맥스(T-Max). 왼쪽부터 김준, 박한비, 주찬양, 신민철 사진제공=플래닛905
■ 데뷔 3년만의 정규 앨범, 받자마자 눈물이…
첫 정규 앨범을 손에 쥔 소감이 궁금했다.
"앨범을 받자마자 울었습니다. 힘들었던 지난 시간도 생각나고 그동안 지켜주신 팬들도 생각나서요."(신민철, 이하 신)
데뷔 3년만에야 정규 앨범이 나온 것에 대해 멤버들은 "정규 앨범에 대한 욕심은 줄곧 있었으나 상황이 허락지 않았다"며 지난 시간을 설명했다.
티맥스는 데뷔와 동시에 뜬 그룹은 아니다. 신민철은 "싱글 1집의 반응이 좋진 않아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2008년. 연이은 싱글 앨범의 실패로 멤버들은 숙소를 떠나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3개월을 지내며 이렇게는 안되겠다고 생각했어요. 회사에서 숙소를 구해줄 상황이 아니라면 우리라도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자 다짐하고 짐을 싸들고 무작정 사무실을 찾아갔죠. 나무 바닥에 이불 깔고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 개고 사무실 청소하고… 그렇게 생활했더니 기회가 찾아왔어요."(신)
마침 그 때 김준이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캐스팅 됐다. 숙소도 다시 생겼다.
"(김준 어깨를 두드리며) 우리 팀의 '로또'죠. 하하하. 준이가 '꽃남'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고 우리 팀이 주제곡 '파라다이스'를 부르며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었어요."(신)
'파라다이스'로 바삐 활동하고 한류스타로 떠올랐지만 대중은 티맥스를 '꽃남의 그 가수'로만 기억했다. 멤버들끼리 팀명을 '꽃남' '김준'으로 바꿔야겠다고 농담까지 오갈 정도였다.
■ "티맥스답지 않다? 변신에 성공했다는 말이죠."
정규 앨범 수록곡을 훑어보니 티맥스를 알린 '파라다이스'가 없었다. 통상 정규앨범에는 그간 발표한 싱글앨범 수록곡이 포함되기 마련인데 신곡으로만 채운 이유가 궁금했다.
"음반을 준비하면서 '꽃남'을 벗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컸죠. '꽃남'으로 유명해졌지만 이젠 가수 티맥스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가수로 보여드릴 것이 많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기존 곡들은 모두 버리고 신곡으로 채웠습니다."(신)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최고의 곡으로 앨범을 채웠다"는 멤버들은 "이번 앨범은 정규 1집이지만 베스트 앨범"이라고 자신했다. 모든 곡에 애정이 많은 만큼 타이틀곡을 고르기도 쉽지 않았단다. 변신에의 욕심이 컸던 만큼 가장 티맥스답지 않은 '까불지마'를 타이틀곡으로 택했다고. '까불지마'는 '니가 밉다' '기다리다 지친다' 등 히트곡을 제작한 슈퍼 창따이의 곡으로 강렬한 사운드와 일렉트로니컬한 음색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동시에 요즘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와 비슷하다는 비난도 있다.
"이 곡은 우리에게도 충격이었어요. 기존 티맥스를 아시는 분들은 밝고 유쾌한 곡에 익숙하실텐데 갑자기 이놈들이 머리도 염색하고 거칠게 내 앞에서 까불지 말라고 내뱉으니… 그래도 티맥스답지 않다는 말 자체가 우리가 변신에 성공했다는 말이니 만족해요."(김)
"'결국 너희들도 아이돌이 하는 음악하는구나'라는 반응에 뜨끔했죠. 그래도 가수라면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고 우리만의 색깔을 담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존 곡들과 비슷하다는 것은 우리가 잘 녹아들었다는 것이잖아요."(신)
김준은 "'까불지마'는 사실 찬양이의 '깐죽거림'으로 완성된 곡"이라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까불지마'는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늦게 녹음한 곡이라고. 앨범 녹음을 마치고 타이틀곡을 고민하고 있던 어느날 슈퍼 창따이가 찬양이와 장난치다 '까불지마'라고 소리를 질렀단다. 그리고 갑자기 흥얼대더니 급하게 귀가해 새벽에 주찬양을 불러내 완성곡을 들려줬다고 한다.
■ '까불지마' 춤 이름 지어주면 김준과 식사 보장!
트렌디한 곡인만큼 안무도 빼놓을 수 없었다. "멤버들이 타고난 춤꾼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이 아닌 팀이 만드는 그림이 많다"는 김준의 말대로 절도 있는 군무가 시선을 잡는다.
군무의 핵심은 팀워크. 데뷔 전부터 알고 지낸 'OB' 신민철과 김준의 호흡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정규 앨범으로 팀에 합류한 'YB' 주찬양 박한비도 이들 못지않은 호흡을 자랑했다.
연습이 고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OB'는 격렬한 안무에 무릎이 아팠지만 'YB'에게 모범이 되고자 쉴 수 없었다고 투덜대고 'YB'는 '고령 형님'들이 연습하고 있으니 쉬지도 못했다고 반박한다. 결국 쉴 새 없이 연습했다는 말이다. 이들은 "연습기간 내내 톱니바퀴같이 맞물려 돌아갔다"는 말로 팀워크를 설명했다.
'까불지마' 안무 중 손을 올려 상대방을 위협하는 동작은 패러디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춤 이름이 없다. 멤버들은 "춤을 따라하는 분들은 많은데 아직 춤 이름이 없다"며 기자에게 춤 이름을 지어달라고 했다. 독자들에게 맡기자고 하니 멤버들은 "재밌는 이벤트가 될 것 같다"며 즉석 상품까지 제시했다. 티맥스의 공식팬카페 '고티맥스'에 춤 이름을 올린 팬 중 한 명에게 김준과의 식사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것. 단 요리사는 막내 박한비, 식당은 티맥스의 숙소다. 약속을 지킬 것이냐는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 멤버들은 "식사가 어렵다면 선물이라도 꼭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 상위 0.1% 가창력, 15kg 감량한 주찬양
신민철 김준 박윤화 3인조로 활동하던 티맥스는 박윤화가 군입대 문제로 하차하며 주찬양 박한비를 영입해 4인조로 거듭났다.
신민철은 "팀의 평균 연령을 낮추려고 20대 초반 찬양 한비 군을 영입했다"며 두 사람을 팀의 '에너자이저'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합류로 팀의 어떤 점이 강화됐냐고 묻자 신민철이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리며 김준에게 답을 미뤘다. "내가 답하면 19금이 될 것 같아."
덩달아 웃음보가 터진 김준이 상황을 정리하려는 듯 '모범생' 답안을 내놨다. "찬양이와 한비가 어리다보니 아무래도 '까불지마' 같은 트렌디한 음악도 소화할 수 있고 팀의 색깔이 다양해졌죠. 팬 층도 확대될 수 있고요. 저랑 민철이 형이 30, 40대 찬양이와 한비는 10, 20대 팬을 공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찬양은 4년간 그룹 '2PM' '2AM' '에이트'의 가이드보컬 코러스를 담당한 중고신인으로 '슈퍼스타K'에서 얼굴을 알렸다. 가이드보컬한 곡을 조금 들려달라는 주문에 주저 없이 '기다리다 지친다' '니가 밉다' 메들리가 나온다. 신민철이 "찬양이는 상위 0.1%의 가창력의 소유자"라고 극찬했다.
다른 가수들 앨범에 참여하다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낸 소감이 남다를 것 같았다.
"녹음에 참여하면 선물로 앨범을 받아요. 앨범 받으면 제일 먼저 코러스에 내 이름이 잘 들어가 있는지, 땡스투에 내가 언급됐는지부터 확인했거든요. 그런데 제 이름으로 나온 앨범을 받고도 저도 모르게 코러스 부분부터 확인하고 있었어요."(주)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아 자세히 보니 주찬양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멤버들이 "그건 몰랐네" "녀석, 짠하게…"라며 토닥였다.
분위기를 바꿔 다이어트 이야기를 했다. 주찬양은 앨범을 준비하면서 살을 15kg 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냥 굶어서' 뺀 살이다. "찬양이는 저녁을 굶는 대신 다음날 아침 메뉴를 생각하며 허기를 달랬다"고 김준이 설명하자 본인도 "맞다. 메뉴 생각하다 잠드니 꿈에도 나왔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피자 통닭을 먹었다"고 거들었다. 덕분에 멤버들 모두 아침부터 피자 통닭을 먹었다며 웃었다.
■ '신민철교 신자'된 '야동 한비' 박한비
막내 박한비는 가수와 연기자 두 가지 분야에 동시 데뷔한다. 드라마 '버디버디'에서 유이의 동생 성태갑 역을 맡아 촬영 중이다.
"두 가지 꿈을 동시에 이룬다는 것이 사실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전 준이 형이 '꽃남' 나올 때 TV보면서 참 잘생겼다고 감탄하고 있었거든요. 그런 준이 형과 같이 활동한다는 것도 믿기지 않고요."(박)
박한비와 김준이 갑자기 서로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너 지금 너 잘 생겼다고 고개 끄덕이는거야?"(김) "아뇨. 형 잘생겼다는 의미였는데요."(박) 데뷔 초기 '제2의 장동건'이라는 말을 들었던 김준이 부리부리한 인상이라면 박한비는 선이 곱다. 잘생긴 외모, 연기 경험, 의외로 과묵한 성격까지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김준은 '꽃남'에 이어 올해 안에 차기작을 선택할 예정이다.
박한비는 최근 '야동 한비'라는 별명을 얻었다. 모 프로그램에서 숙소를 공개하며 옷장 안에 숨겨둔 성인잡지가 발각된 것. 별명이 싫었겠다는 질문에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그렇게라도 캐릭터가 생긴 것 같아 마냥 감사하다"고 답한다. 기자가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짓자 친절하게도 "야동 자체가 좀 그렇긴한데 사람들이 다 알고 친근하잖아요. 밉지 않은 캐릭터인 것 같아요"라고 덧붙이기까지. 옆에서 웃던 신민철이 "사실 성인잡지는 제가 일부러 넣어둔 것인데 한비가 방송 후 야동 캐릭터가 귀엽게 받아들여지자 좋아하지만 촬영 직후에는 제발 편집해달라고 울먹일 정도였다"고 놀렸다.
인터뷰 초반 10살 위의 맏형 신민철과 세대 차이를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 번도 느낀 적 없다"던 박한비가 갑자기 "세대차이는 느낀 적 없지만 이럴 때 경험의 차이는 느낀다"고 말을 이었다.
"저는 경험이 없으니 성인잡지를 숨겨둔 것으로 알려지면 그런 이미지로 굳어질까봐 너무 걱정됐거든요. 근데 막상 방송되니까 그런 이미지가 아니라 귀엽게 보이더라고요."(박)
"한비한테 나쁘지 않다고 아무리 말해도 계속 걱정했어요. 나를 믿으라고 괜찮다고 세뇌시키긴 했지만 끝까지 절 못 믿는 눈치였죠. '야동' 붙으면 무조건 뜬다니까…. (웃음)"
김준과 주찬양은 방송이 나간 뒤부터 박한비가 '신민철교 신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에 1집 활동을 마무리 할 즈음 무엇을 이뤘으면 하느냐고 물었다. "스포츠카?" "외출하지 못할 정도로 높은 인기?" 하고 장난 섞인 답을 주고받던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룹 티맥스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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