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날 발표한 헬스케어 사업은 GE에도 매우 중요한 신사업이다. 130여 년 전 전기회사로 출발한 GE는 최근 수(水)처리, 의료기기 등 친환경 헬스케어 사업으로 전략 사업을 재편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역점 산업을 전자에서 헬스케어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GE와 삼성은 그 궤적이 비슷하다. GE 헬스케어 사업부는 현재 첨단의학기기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약제 제조기술 등을 바탕으로 10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2008년 이 부문 매출은 173억 달러(약 19조5490억 원)에 이른다.
삼성과 GE는 이미 1984년 ‘삼성 GE 의료기기 연구소’를 합작 설립했고 GE 기술을 기반으로 몇 가지 의료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삼성은 2001년 이 사업에서 손을 뗐다. GE 측의 한 관계자는 “합작 사업의 주도권을 놓고 양측의 이견이 많아 ‘동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삼성 측 역시 GE와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 “일단 회의적”이라는 분위기다.
그러나 업계는 17년 동안의 합작사 운영 과정에서 삼성이 상당한 의료분야 기술 축적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 기간(1991∼2002년) 삼성이 의료기기 분야에서 출원한 특허건수는 156건에 이른다. 삼성은 GE와 결별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신성장동력으로서의 헬스케어 사업을 검토해왔으며, 2009년에는 삼성전자 내에 헬스케어기기 관련 사업팀을 만들기도 했다.
삼성종합기술원 역시 헬스케어 사업과 관련한 연구를 계속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김순택 부회장은 올해 초 “삼성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의료 관련 기술연구를 해왔다”며 “삼성의 정보통신 기술을 바이오 기술에 융합하면 세계적 의료기기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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