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복지증액 요구 수용” 수정안 표결처리키로
민주 “4대강 손도 안대면서 생색내지 마라”
金의장, 법사위 법안처리 요청… 직권상정 포석?
지루한 예산협상을 벌여온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밤샘 협상 사흘째인 30일 일정 부분의 의견일치를 봤다. 그러나 협상장을 나온 양당이 협상 내용에 대해 내린 평가는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여야 협상 팀끼리 ‘합의라는 표현도 결렬이라는 표현도 쓰지 말자’고 했다”고 설명했고, 민주당은 ‘사실상 결렬’을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일정 부분 합의한 일반 예산 쪽에 무게를 뒀고, 민주당은 팽팽한 평행선을 그은 복지예산 증액 규모 및 4대강 살리기 사업 예산에 방점을 뒀다. ○ 여야, 예산안 중 일정 부분 의견 접근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30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민주당과 일반예산 분야 협상을 벌인 결과 민주당 요구사항을 상당부분 수용해 4500억 원을 추가로 증액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마디로 ‘총액 소폭증액, 복지예산 증액’으로 요약된다.
당초 166억 원이었던 노인 틀니 지원 예산은 249억 원으로 늘었고, 제주4·3평화재단 지원 예산도 2배로 뛴 20억 원으로 결정됐다. 호남고속철도 예산은 300억 원, 새만금-포항고속도로 예산은 10억 원이 각각 증액됐다.
전직 대통령의 기념공원과 기념관 건립, 전집(全集) 발간을 지원하는 명목으로 135억 원이 새롭게 책정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념공원 건립에 40억여 원이 배정됐다.
김 의원은 “당초 정부가 편성한 291조8000억 원의 예산안에 비하면 1조 원 이상 증액한 293조 원 규모의 수정예산안을 만들어 내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여야 협상 결과에 맞춰 새롭게 짠 ‘한나라당 최종안’을 31일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표결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일반예산 협상과정에서 ‘5조5900억 원 감액 후 다른 항목에서 3조 원 이상 증액’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손 못 댄 4대강 사업예산
4대강 사업 예산 협상에선 여야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박병석 예산결산위원장은 30일에도 국회에서 만났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박 의원은 ‘보의 높이를 낮추는 선에서 개수를 절반쯤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고, 4대강 국민위원회를 설치해 누구 주장이 옳은지 검증하자고 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그 같은 제안은) 지금껏 보의 개수와 높이, 준설량을 줄여 달라고 했던 주장과 다름없다. 양보할 수 없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총액대비 5%도 깎을 수 없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 민주당, “비열한 흑색선전이 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국회 주변에서 “민주당이 겉으로는 예산안 처리에 반대하면서도 실제로는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는 소문이 나돌자 진화에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는 민생 복지 교육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우리의 진심을 입증하기 위해 지역구 예산을 과감히 포기하자고 내부적으로 결의까지 했다”고 말했다. 우제창 원내대변인 역시 “한나라당은 협상 중 1조3000억 원 증액을 제시하면서 ‘의석수를 고려해 이 가운데 5000억 원을 민주당에 주겠다’고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당직자들은 “정부가 안을 짤 때 알아서 민주당 의원의 지역예산을 챙겼는지는 몰라도 우리가 먼저 끼워 넣은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유선호 소속 위원장이 운영하는 법사위에서 각종 법안상정이 거부되자 이날 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유 위원장이 저녁식사로 자리를 비운 사이 사회권을 발동해 20여 개 법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10분 만에 돌아온 유 위원장은 법안 상정 자체를 무효화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저녁 “법사위는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상정 거부)을 하지 말아야 한다. 법사위원장은 오늘 밤 12시까지 주요 법안을 심사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이 31일 직권상정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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