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현장에서/아카몬 사장 ‘속도’에 진땀 빼는 GM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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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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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회사 가운데 요즘 GM대우자동차만큼 변혁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기업은 드물 겁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 자동차업계가 급속히 재편되는 가운데 모회사인 GM이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데다 GM대우차도 한때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GM대우차의 급박한 분위기는 최근 기자가 다녀온 송년회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달 3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단 송년회에 참석한 마이크 아카몬 GM대우차 사장은 눈에 띄게 수척해 보였습니다. 부임한 지 두 달을 맞은 아카몬 사장은 창원과 군산 등 지방공장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경영상황을 챙기느라 아직까지 살 집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서울 인사동의 한 레지던스 호텔에 임시거처를 마련한 아카몬 사장은 경영상황 파악이 끝나는 대로 조만간 집을 마련해서 미국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을 불러들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송년회 기념사에서 아카몬 사장은 “지난해는 GM대우에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다”며 “올해는 비가 왔지만 내년에는 해가 뜰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GM 본사와 GM대우차가 파산보호 신청과 유동성 문제로 고통을 겪은 것을 두고 한 말이었습니다. 이어 그는 “올해는 GM대우차가 좀 더 견고한 회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다”며 “내년 경영의 핵심 키워드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요즘 GM대우차 직원들은 아카몬 사장의 빠른 업무처리 방식에 적응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내수시장 점유율이 르노삼성자동차보다도 뒤떨어진 것은 느린 의사결정 구조 때문이라는 그의 판단에 따른 겁니다. 이와 관련해 아카몬 사장이 ‘스피드 경영’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임원들에게 모래시계를 선물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신차 개발에도 적극 나설 태세입니다. 송년회에서 아카몬 사장은 “향후 2년간 신차를 많이 내놔서 수익성 회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해 새해에는 좀 더 공격적인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17일 GM대우차가 인천 부평구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내년 하반기에 판매할 준대형 세단 VS300과 2011년 출시 예정인 소형차 T300(젠트라 후속모델), 미니밴 MPV7을 한꺼번에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이런 의지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아무쪼록 GM대우차 임직원들의 새로운 각오가 내수시장에서의 실지(失地) 회복과 안정적인 성장세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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