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실전심리

  • 입력 2009년 9월 1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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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결승 9국 하이라이트(59∼73) 덤 6집 반 각 3시간

프로기사도 늘 냉정하게 수읽기를 하는 건 아니다. 그들도 분노 불안 좌절 안도 희망 등 다양한 심리 속에서 수읽기를 한다. 이처럼 불안정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수읽기는 착오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흑 59로 젖혔을 때가 문제다. 흑이 당연히 늘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젖혀오자 백은 기분이 상한다. 응징해야 한다는 분노에 휩싸인다.

강지성 8단이 빼든 응징의 칼은 백 60. 충분히 싸울 수 있다고 봤지만 흑 63으로 단수치자 만만치 않다.

모양으로는 요석인 백 한 점을 살리기 위해 참고1도 백 1로 이어야 한다. 하지만 흑 2, 4를 선수하고 6에 두면 우변 백이 거의 죽은 목숨이다. 백 1처럼 정상적인 수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그 전에 잘못이 있었다는 반증이다.

강 8단은 백 64로 버틴다. 참고2도처럼 된다면 백도 해볼 만하다. 백 7단은 참고2도의 허점을 내다보고 있었다. 흑 65, 67로 먼저 단수쳐 백을 무겁게 만드는 게 강 8단의 의표를 찌르는 수순이었다. 이어 흑 73까지 하변 흑 석 점마저 살려 우세를 확립했다.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9분. 274수 끝 백 4집 반 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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