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타율 2할2푼’ 페냐, 홈런왕 가능할까

  • 입력 2009년 8월 28일 09시 01분


2할2푼대의 낮은 타율에 홈런 30개 이상을 때릴 수 있을까.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불가능하다. 일단 그 정도 타율을 유지하는 타자가 주전으로 기용되기 쉽지 않다. 이 수준이라면 대타 혹은 플래툰시스템으로 기용된다.

사실 0.220대의 타율에 홈런을 30개 이상 때렸다면 그 타자는 전형적인 ‘모 아니면 도’의 타격이다. 이런게 메이저리그에서는 가능하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탬파베이 레이스의 1루수 카를로스 페냐(31·사진)가 바로 주인공이다. 페냐는 지난 23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해 시즌 34개를 기록했을 때 타율이 0.219였다. 26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하면서 타율이 0.223으로 높아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타율 0.210대에 홈런 30개를 때린 타자가 고먼 토마스였다. 토마스는 198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시즌 타율 0.215에 홈런 32개를 기록했다. 이 해에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대렐 에번스로 40개였다.

토마스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모 아니면 도’타자였다. 1973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토마스는 79년 홈런왕(45개)에 삼진왕(175개)을 동시에 차지했다. 80년에도 삼진왕(170개)에 올랐지만 홈런부문에서는 38개로 선두인 동료 벤 오길비와 뉴욕 양키스 레지 잭슨(이상 41개)에 밀려 3위에 랭크됐다.

토마스의 후배격인 페냐도 ‘모 아니면 도’다. 현재 홈런부문 선두(37개)를 달리고 있으면서 삼진도 151개로 1위다. 페냐는 이날 토론토전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하면서 진기록도 수립했다. 홈런수가 단타보다 많은 많아졌다. 홈런이 37개고, 단타는 35개다. 초반이 아니고 시즌 76%% 이상을 소화한 현재 홈런수가 단타보다 많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시즌을 마칠 쯤에는 단타수가 많아지겠지만 페냐의 타격 스타일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현재 페냐는 안타 96개에 단타 35, 2루타 22, 3루타 2, 홈런 37개다. 장타율은 0.542다. 리그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슬러거로서는 장타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현재 장타율 1위는 지난 시즌 타격왕에다 올해도 유력한 미네소타 트윈스 포수 조 마우어로 0.629다.

페냐의 타격은 극도로 퍼올리는 스타일이다. 완전히 골프스윙이다. 삼진이 자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투수들은 페냐의 약점을 알면서도 홈런을 허용하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탬파베이 조 매든 감독이 페냐를 붙박이로 기용하는데는 타점 91개(리그 3위)에서 나타난 것처럼 그는 삼진을 잠재울 수 있는 클러치히터이기 때문이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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