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성태]IT는 마이클 잭슨이다

입력 2009-07-13 02:59수정 2009-09-22 00:1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보기술(IT)은 마이클 잭슨이다. 누군가 IT의 개념을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잭슨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미 부여가 가능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창의적 쇄신(creative innovation) 노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결코 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패러다임을 쇄신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무엇을 창출했고, 놀라운 대중성을 획득했다. 그의 세계적 히트곡 ‘빌리 진’과 ‘비트 잇’은 기존 팝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비트를 창출해내고 대중적으로 전파한 전형이다.

IT도 마찬가지다. IT 역사는 그 자체가 혁명적 쇄신의 연속이다. 모든 사물을 0과 1의 디지털 기호로 재편한 것부터 인식론의 일대 혁명이고, 심지어 4차원 현실공간과 별도로 전혀 새로운 차원의 가상공간을 건설하는 중이다. 이 가상공간은 역사상 어느 대제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IT는 중세 코페르니쿠스적 인식론의 변혁을 강요했지만 오늘날 누구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 대중성을 획득했다. 어떠한 종교나 이데올로기도 이처럼 놀라운 확산력을 보인 적이 없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잭슨이든 IT든 어떤 시대정신을 담고 있으며, 그것이 인류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하느냐는 사실이다. 잭슨의 시대정신은 ‘통합과 소통’이었다. 백인 취향의 로큰롤과 댄스 음악에 흑인의 리듬 앤드 블루스를 융합했고, 힙합의 공격적 요소를 팝에 이식했다. 흑과 백, 힙합과 팝을 합해 새로운 통합의 기반을 마련한 음악인이다. 어쩌면 그의 노래를 들으며 자랐다는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도 잭슨에게 일정 부분 빚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IT도 잭슨처럼 통합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한 예를 보자. 최근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인 ‘이매진컵 2009’에서 결선에 진출한 2개 한국 대표팀의 과제는 ‘애벌레를 식량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슴벌레 양식 시스템’과 ‘자폐아동 지원용 시스템 디자인’이었다. 앞의 것은 전력과 물만 공급하면 자동으로 최적의 사슴벌레 사육환경을 구축하는 장치로, 아프리카 기아 퇴치를 위한 훌륭한 방법으로 평가받았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자금 지원을 약속받았다고 한다. 뒤의 것은 동영상을 통해 자폐아동이 놀면서 배울 수 있는 혁신적인 휴대장치다.

사실 IT는 차갑게 보여도 사회 거의 모든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설적 기회의 지평을 열고 있다. 이매진컵의 주제부터가 ‘기술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라’였다. 최근 시범실시 중인 ‘IPTV 공부방’은 고질적인 사교육 문제와 빈곤계층 자녀의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기상청 및 제주도와 공동 추진하는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USN) 접목 기상관측시스템은 방송통신망 인프라를 제주지역 기상 및 환경변화 관측에 접목하여 그린 IT를 구현하는 세계 최초의 예다.

사회가 진화하고 기술이 진보할수록 갈등도 많아진다. 그러나 IT는 사회통합의 솔루션이다. 잭슨의 노래 ‘힐 더 월드’의 노랫말처럼 IT는 너와 나 모든 사람을 위해(For you and for me, And the entire human race) 세상을 치료하고(Heal the world), 더 나은 장소로 만든다(Make it a better place).

또한 그렇게 되도록 IT 기반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필자를 포함한 모든 IT인의 소명이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