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안전한 투자 지향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박영훈 9단은 최근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전 3, 4위전에서 중국의 창하오 9단을 물리치고 3위에 올랐다. 후지쓰배에서 두 차례 우승한 적 있는 그에게는 아쉬운 성적이지만 최근 부진을 씻을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9단은 ‘신산(神算)’ 이창호 9단에 버금가는 끝내기 솜씨를 갖고 있다. 그래서 박 9단은 큰 모양을 만들지 않고 판을 잘게 쪼개 아기자기하게 둔 뒤 종반에 끝내기로 앞질러 나가는 스타일이다.

흑 19까진 평범한 포석. 백 20 때 박 9단은 좌상 흑 한 점(흑 5)을 살리는 것은 무겁다고 보고 흑 21, 23으로 양 날개를 펼친다. 백 24의 침투는 당연한 곳.

흑 27이 평범한 수. 참고도 흑 1, 3으로 끊는 게 이 장면에선 일리 있는 수법이다. 흑 9까지 우상 쪽에 제법 두툼한 흑 진영을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박 9단은 참고도가 썩 내키지 않는다. 이처럼 큰 모양은 깨지기 쉽다. 박 9단의 기풍을 투자에 비유하면 고위험 고수익보다 위험을 최대한 줄이고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참고도가 박 9단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 이유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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